인트로메딕·지티지웰니스 등 2022 감사보고서 따라 상폐 결정
경영 안정성 미흡하거나 재무상태 좋지 않은 종목 투자 유의

 

○ 방송 : NBN 뉴스프라임 (2023년 3월 14일)

○ 앵커 : 이정미   

○ 기자 : 박종헌

투자자를 울리는 상폐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내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된 종목이 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데요. 관련 내용 박종헌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본격적인 상장기업 결산시즌이 시작됐습니다. 대다수 기업이 3월에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를 집중적으로 제출하는데요. 어떠한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됩니까?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보고서에서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됩니다. 2년 연속일 경우 상폐 심사를 받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 관리종목은 각각 12개사, 55개사입니다. 이 가운데 2022회계연도 감사의견이 상장유지 결정에 중요 변수가 될 상장사는 코스피 6개사와 코스닥 54개사로 이들 중 상당수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코스피 6개 관리종목을 보면 일정실업은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비케이탑스, 선도전기, 하이트론 등은 반기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습니다.

코스닥 관리종목 대다수는 비적정 감사의견이나 횡령·배임, 지속적인 적자, 자본잠식 등으로 이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거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됐습니다.

총 54곳 중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곳은 31곳,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상장사는 23곳입니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고 동시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법인은 44곳입니다.

 

질문: 증시에서 바이오 투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게 사실입니다. 신약 개발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부실 기업이 많아 상장폐지 우려도 높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의외로 지난 10년간 상장폐지 사례가 없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상장폐지는 2013년 알앤엘바이오 이후 지난달까지 약 10년간 한 건도 없습니다. 여기서 지난달까지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잠시후 설명하겠습니다.

알앤엘바이오는 거래소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라 회장의 주가조작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2013년 5월 3일 상장폐지가 최종 결정됐습니다.

지난해 유난히 상장폐지 위기를 넘긴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횡령·배임·부정 등의 문제로 거래가 중단된 후 상장폐지까지 논의됐다가 개선 기간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 상장폐지는 모면했습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은 3년 5개월 만에 기사회생했습니다.

코오롱티슈진 상폐 심의는 2017년 출시한 무릎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논란에서 비롯됐습니다. 인보사는 그해 7월 식약처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고 12월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로는 국내 최초 허가였습니다. 출시되자마자 10개월 만에 누적 투여 2200건을 돌파했습니다. 홍콩, 마카오, 몽골 등 해외 판매도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인보사 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알린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게 드러나면서 2019년 3월 국내 허가가 취소됐습니다.

같은 해 8월 기심위 심의 결과 상폐가 결정됐습니다. 이후 개선기간 12개월을 부여받았으나, 개선기간 종료 후 계획을 다 이행하지 못했다며 2020년 11월 다시 한번 상폐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회사가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또 12개월의 개선기간이 주어졌습니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심의한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라젠은 2019년 8월 개발 중이던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임상3상 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이듬해 당시 문은상 대표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2021년 7월 엠투엔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거래소로부터 상장 유지 결정을 받으며 거래가 재개됐습니다.

한편 신라젠 문은상 전 대표는 ‘펙사벡’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직전 보유주식을 팔아치워 손실을 회피한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았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최근 상장폐지가 결정된 바이오기업이 있다면서요?

주인공은 쎌마테라퓨틱스입니다.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기존 상품권과 치과재료 유통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도약이 순탄치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거래소 유가증권 상장공시위원회는 지난 10일 쎌마테라퓨틱스에 대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앞서 쎌마테라퓨틱스는 ▲2020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 등 총 두 차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후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지난해 11월 개선계획 이행여부에 대한 심의요청서를 제출했으나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2021년 3월 30일부터 주식 매매거래도 정지된 상태입니다.

거래정지 당시 쎌마테라퓨틱스 주가는 6410원입니다. 정리매매기간은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입니다. 상장폐지일은 3월 27일입니다.

쎌마테라퓨틱스는 1981년 설립된 회사입니다. 본업은 상품권 유통 및 치과재료 유통 등입니다. 2014년 9월 ‘티켓나라 영등포지점’을 인수해 티켓나라와 영등포, 구로지역 총판계약을 맺고 상품권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신규 이사진을 선임하면서 바이오 및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결국 상폐 결정이 내려지면서 사업 체질 개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그렇다면 쎌마테라퓨틱스에 이어 올해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어디입니까?

2021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회계법인으로부터 비적정 의견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 인트로메딕, 지나인제약, 지티지웰니스입니다.

영상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인트로메딕은 지난해 3월 외부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으며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인트로메딕은 5년 연속 적자 진통을 겪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회사 존폐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2017년 -8억원에서 ▲2018년 -32억원 ▲2019년 -53억원 ▲2020년- 51억원 ▲2021년 -5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인트로메딕의 경우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돼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나더라도 관리종목에 지정되진 않습니다.

지나인제약은 1999년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 코렌으로 설립됐습니다. 2021년 6월 주인이 바뀌면서 바이오 기업으로 급전환했습니다.

2021년 6월 중국 시노팜 백신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광운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코로나 5초 만에 진단할 수 있다는 기술을 사들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티지웰니스는 지난해 2021사업연도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임을 공시함에 따라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올해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라 상장 유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적정 의견을 받으면 거래가 재개되지만 다시 비적정을 받으면 기업심사위 의결을 거쳐 상폐 여부가 결정됩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올해도 비적정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2022년 반기보고서에서 모두 의견거절 등 비적정 의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면 기업은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거래소는 개선 계획의 적절성 등을 검토한 뒤에 6개월~1년 정도 개선 기간을 부여합니다.

이 기간에도 거래정지는 유지됩니다. 해당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장기간 거래정지로 돈이 묶이는 사태를 피할 수 없습니다.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아내더라도 투자에는 유의해야 합니다. 회계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대부분 자본잠식 등 재무상태가 부실하거나 배임·횡령, 불성실공시 같은 여러 문제들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질문: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관리종목 내지 상장폐지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바이오 기업을 꼽는다면?

한때 진단키트 대장주로도 꼽히던 피씨엘과 비보존제약, 일신바이오 등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입니다.

앞서 관리종목에 대해 설명드렸는데요. 관리종목과 환기종목의 가장 큰 차이는 투자 제한 여부입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일정기간 매매거래가 정지됩니다. 거래가 제개되더라도 30분 단위 단일가 매매가 적용돼 투자자로선 거래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신용거래도 금지되고, 해당 주식을 통한 담보대출이나 공매도도 금지됩니다.

반면 환기종목은 관리종목과 중복된 종목을 제외하곤 해당 종목에 '주홍글씨'만 박을 뿐 투자자가 거래에 불편함을 느낄만한 규제는 없습니다. 

매매거래도 정상적으로 이뤄집니다. 거래소는 투자자에게 좀더 투자에 신중함을 보이라는 메시지만 전달하자는 의도입니다.

2021년까지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299개 기업 중 43%에 해당하는 127곳이 상장폐지된 바 있습니다.

 

질문: 끝으로 바이오기업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을 짚어주신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아직 결산시즌이 마무리 되지 않았으나 공개정보를 통해 경영 안정성이 미흡하거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일각에서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주식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한탕’을 노리는 세력이 개입될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거래량이 적고, 투자 위험도가 높은 기업이라면 테마주, 자금납입 등 풍문을 엮어 주가를 움직이는 게 가능해서입니다. 먹잇감이 되는 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입니다.

특히 뚜렷한 기술수출 성과와 확실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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