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에임메드 '솜즈'…웰트 '필로우Rx' 조만간 허가 유력
국내 시장 연평균 27% 성장··· 2년 뒤 5000억 규모

 

○ 방송 : NBN 뉴스프라임 (2023년 2월 14일)

○ 앵커 : 이정미   

○ 기자 : 박종헌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디지털 전환의 바람이 불면서 국산 디지털 치료제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치료제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제약바이오 기업 진출도 늘고 있는데요. 오늘은 디지털 치료제 임상 현황과 시장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합니다.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게임, 가상현실(VR) 등을 치료제처럼 사용하는 것이죠.

디지털 치료제는 1세대 알약 및 캡슐, 2세대 주사, 3세대 세포치료제에 이어 4세대 신약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향후 도래할 ‘개인맞춤의료 시대’의 주축으로 인식되면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미 당뇨병과 비만 등 다양한 만성질환 관리에 사용되고 있고 최근엔 불면증, 우울증, 조현병,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신경계와 직결된 분야에 대해서도 연구개발(R&D)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치료제에 ‘치료제’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는 기존 의약품과 같이 임상연구와 당국의 인허가를 거쳐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질문: 디지털 치료제와 일반적인 신약과 개발 과정에 있어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먼저 일반 신약의 개발 과정부터 말씀드리면, 크게 연구 단계와 개발 단계로 구분됩니다.

연구 단계는 목적효능과 작용기전 등을 설정하고, 물질의 설계, 합성 및 효능검색 연구를 반복하여 개발대상 물질을 선정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개발단계는 대상물질에 대한 대량제조 공정개발, 제제화 연구, 안전성평가, 생체 내 동태규명 및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을 개발해 가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신약이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하기 전 전임상 시험이란걸 거치는데요. 새로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동물에게 사용하여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보는 시험을 뜻합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일반적인 신약과 달리 의료기기로 분류돼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단계가 없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역시 임상 1상과 2상에 해당하는 탐색임상과 임상 3상에 해당하는 확증임상 두 단계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일반 신약보다 개발 비용이나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입니다.

 

질문: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까요?

식약처는 에임메드가 개발해 제조 품목허가를 신청한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Somzz'를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식약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최종단계인 확증임상에 진입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는 웰트, 라이프시맨틱스, 하이, 뉴냅스, 메디마인드, 쉐어앤서비스 등 6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웰트의 ‘필로우Rx’가 에임메드 솜즈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통합심사 제도 대상으로 선정돼 국산 2호 디지털치료제 개발사로 유력한 상황입니다.

통합심사 제도는 지난해 10월 도입된 제도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집약도가 높고 혁신속도가 빠른 첨단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에 대해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평가하는 ‘혁신의료기술평가’와 ‘요양급여 대상 여부 확인’을 통합해 진행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의 심사대상으로 지정되면 기존의 혁신의료기기 지정, 요양급여 여부 확인, 기술평가 등을 순차적으로 하던 일반심사에 비해 심사기간을 대폭 단축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데까지 드는 시간을 기존 390일에서 80일로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에임메드의 솜즈는 불면증 치료용 앱으로, 환자에 약 6주에서 9주간 실시간 피드백, 행동중재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환자가 모바일을 통해 수면일기를 작성하면 이를 기반으로 수면습관 교육과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요법, 인지적 기법 등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구동되며, 만성 환자를 타깃으로 합니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웰트의 ‘필로우Rx’ 역시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입니다. 인지행동치료 콘텐츠를 기반으로 환자의 수면패턴을 개선하기 위해 수면 교육, 수면 습관, 수면 시간 등을 설계해 수면제를 처방하기 전 권고하는 1차 치료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앞서 말씀해주신 기업들은 모두 벤처 기업들인데요. 최근 전통 제약사들도 사업 다각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디지털 치료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면서요?

네.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인공지능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 개발 기업인 ‘휴이노’에 지분을 투자하여 2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휴이노는 스마트 모니터링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웨어러블 심전도 장치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심장의 불편함을 느끼거나 증상이 느껴질 때 언제 어디서나 심전도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고,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의 심장내과 및 흉부외과 교수진이 측정된 심전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특히 유한양행은 의료기기 사업 다각화뿐만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KT와 디지털 치료제 전문기업 디지털팜 합작 투자를 실시했습니다. 첫 사업으로 알코올, 니코틴 등 중독 관련 디지털 치료제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분야 전자약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먼저 한미약품은 자체 출범시킨 ‘디지털헬스케어사업 TF’를 중심으로 전통 제약시장에서 축적한 사업개발, 마케팅, 영업, 인허가 등 역량을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한미약품은 디지털팜의 B2H 사업 전략 수립 및 의료기관 내 디지털 치료 처방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영업을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SK그룹의 신약 개발사죠.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지주사 SK와 함께 칼라헬스에 투자한 뒤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부스에 칼라헬스의 수전증 치료기기 '칼라 트리오'를 함께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동화약품은 최근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 투자로 동화약품은 하이의 주력 제품인 범불안장애 치료제 ‘엥자이렉스’를 비롯한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의 국내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됐습니다.

또한 신규 디지털 치료제의 공동 기획 및 개발, 국내 디지털 치료제의 글로벌 공동 진출도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해외 기업들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 현황은 어떻습니까?

해외에서는 우울증, 중독, 중추신경계질환, 암 등 만성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7년 허가를 받은 미국 페어테라퓨틱스의 중독치료용 앱 ‘리셋’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제는 20여종에 이릅니다.

2020년 6월 FDA 승인을 받은 아킬리 인터랙티브의 ‘엔데버Rx’는 ADHD가 있는 아이들의 주의력 결핍을 개선하기 위한 태블릿용 비디오 게임입니다. FDA가 최초로 게임을 치료제로 인정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2017년 이래 5년간 누적 65건의 임상이 진행됐는데요.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불안 및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치료제입니다.

최근에는 약물중독이나 당뇨·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에 대한 임상시험도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행동 변화를 통한 관리가 필요한 중독 및 만성질환의 특성이 앱과 같은 플랫폼 기반 디지털치료제의 형식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2억3000만달러, 약 4조원까지 성장한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5%의 연평균 성장률을 통해 오는 2030년에는 173억4000만달러, 약 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시장도 글로벌 성장세 못지 않은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됩니다. 삼정KPMG는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7.2%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엔 4억 1517만 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직은 미국, 그 안에서도 세 기업이 산업 전체를 이끌어가는 형국입니다. 선두주자인 페어테라퓨틱스가 47건, 코그노아가 27건, 비넷 15건 등 3개사가 모두 미국 기업으로 이들이 낸 특허 출원건수는 2017년부터 5년간 디지털치료제와 관련된 전체 특허 출원건수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입니다.

디지털 치료제 특허는 지난 5년 간 총 213건이 출원됐습니다, 2017년 13건 대비 2021년 78건으로, 6배 증가했습니다. 한국에서 출원된 비율은 7%로, 캐나다와 공동 3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60%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2위인 유럽은 9%를 차지했습니다.

 

질문: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원격의료 확대 등으로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건강보험 급여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기기로서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난 2020년 8월 제정됐지만 가장 중요한 건강보험 급여 및 수가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허가 및 출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환자부담금이 커 시장에서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각국의 의료보장 제도 현황을 참고해 국내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디지털 치료제는 비교 가능한 유사 행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습니다. 그해 10월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치료제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 허가절차와 보험수가를 꼽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실제 디지털 치료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인허가 후 의료보험 수가를 받기 위한 신의료기술평가 절차가 구체적이고 통합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보험 수가를 산정하는 심평원은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중입니다. 가이드라인에는 등재신청 대상, 절차, 수가 산정기준, 사후관리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담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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