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바이오인프라 등 새내기 바이오株 주가 견조
금융당국 제도 개선‧정부 산업 육성책 등도 긍정적

 

○ 방송 : NBN 뉴스프라임 (2023년 4월 18일)

○ 앵커 : 박영식   

○ 기자 : 박종헌

지난해 증시 침체와 벤처투자 위축으로 찬바람이 불었던 바이오업계 IPO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기업공개시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는 정책 의지를 밝힌 데다 올해 바이오 1호 상장인 바이오인프라에 이어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1호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상장 초반 선전하고 있는 것도 시장 분위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관련 내용 박종헌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지난해 국내 IPO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도 속출했는데요. 대표적 성장주로 꼽히는 바이오 업종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뢰도 하락, 고평가 논란 등을 이유로 IPO 시장에서 혹한기를 겪었습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올해 바이오 IPO 첫 주자인 바이오인프라가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 형성된 뒤 상한가를 가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한 데 이어 한때 몸값 1조원을 자랑하며 주목도가 높았던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상장 초반 주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에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공모가를 1만3000원으로 확정했는데, 초기 희망가 밴드는 1만6000~2만1000원이었습니다. 몸값을 낮췄지만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5.77% 오른 2만25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상장후 약 2주가 지난 14일 주가는 2만4100원으로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몸값을 낮춘 덕에 초반 흐름이 좋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난달 2일 상장한 임상 전문기업 바이오인프라는 장 초반 따상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는데요. 최근 10거래일 동안 28%가량 오르는 등 견조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침체됐던 바이오 투자심리에 훈풍이 불고 있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선 바이오인프라, 지아이이노베이션과 같은 시장에서 주목하는 바이오주들이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좋은 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IPO 제도 개선에 나선 것도 긍정적입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과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 개정안을 예고했습니다.

이른바 뻥튀기 청약이라고 하는, 허수성 청약을 근절하기 위해 주관회사의 주금납입능력 확인 방법이 신설됩니다. 기관 투자자가 원하는 물량을 배정받을 목적으로 실수요 이상의 과도한 청약을 넣는 관행이 자리 잡은 지 오래인데요.

지난해 역대급 대어로 기록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공모 당시 기관 주문액이 무려 1경5000조원이라는 비정상적인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허수성 청약이 쏟아져서입니다.

당시 LG엔솔 공모가는 최상단인 30만원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자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IPO 수요 예측에서 기관이 공모가만 높여두고 상장 직후 팔아치워 차익만 챙긴다는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주관사가 허수 청약을 하는 기관의 주금납입능력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능력에 따라 수요예측 참여 기관에 배정할 물량을 정합니다.

수요예측 참여 건별로 기재한 자기자본 또는 위탁재산 자산총액 합계를 확인하거나 주관회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내부 규정·지침에 따라 확인할 계획입니다.

또 주금납입능력 초과 수요 예측 참여 기관에 공모주 배정금지와 불성실 수요 예측 등의 사항에 대해 참여자 지정과 같은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벤처기업신탁과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대한 공모주 우선 배정을 오는 202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코스닥시장 IPO·공모증자의 경우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벤처기업투자신탁의 배정물량을 기존 30%에서 25%로 줄이고,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은 5%에서 10%로 확대합니다. 이는 내년부터 증권신고서 제출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행위 중의무보유 확약 위반 관련해서도 제재 규정을 일부 정비하기로 했는데요. 확약준수율 70% 이상인 경우 제재 감면 근거와 의무보유확약 준수 증빙자료 미제출 기관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키로 했습니다.

이번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시장의 건전성을 지키면서 활기도 불어넣을 수 있을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금융당국의 IPO 건전성 제고 방안 외에도 정부가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고 공언을 한 상태입니다.

이 자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보고했습니다. 2028년까지 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두 개 개발하고 의약품·의료기기 수출액을 두 배로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제약·바이오 6대 강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의료기술과 정보기술(IT)이 합쳐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15년간 2조~3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7년, 6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위험 바이오기술에 선투자하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도 가동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지난해 꾸린 ARPA-H를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ARPA-H는 혁신적 기초과학기술에 ‘묻지마 투자’하는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본떠 세워졌습니다.

DARPA는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에 투자해 코로나 백신 개발을 도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수천억원이 드는 임상 3상 단계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신규 펀드도 조성합니다. 2027년까지 정부 연구개발 지원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혁신형 제약사가 국내외 제약사와의 ‘개방형 혁신’을 늘리도록 공동 연구 지원도 확대합니다. 화이자 코로나 백신도 독일 바이오엔테크와의 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부처마다 제각각인 정책을 통합하기 위해 범부처 ‘디지털·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세웁니다. 제약·바이오혁신위를 구축하겠다던 애초 계획에 ‘디지털’이 추가됐습니다. 조만간 법안 마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기업을 향한 지원도 아끼지 않습니다. 361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 금융을 활용해 바이오 기업의 수출자금을 지원하고 무역보험료 할인(20%) 및 한도 우대(최대 2배) 등도 지원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2030년까지 2조2000억원의 국가신약개발사업을 지속 지원하며 1조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 등 메가펀드 조성을 지속 추진할 방침입니다.

 

질문: IPO 대기 중인 바이오주 가운데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세포치료제 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오늘이죠. 18일 수요예측을 마감합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005년 설립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입니다. 2020년 상장을 추진하다 자진철회한 후 3년여 만에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2가지 원천 플랫폼 기술과 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 132건의 특허를 출원해 그 중 87건의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9억원으로 전년도 매출액 88억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단 영업손실은 2020년 84억원, 2021년 46억원, 2022년 3분기까지 22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중장기적으로 핵심 파이프라인의 성공적인 임상 개발을 통해 국내 상용화 및 해외 기술사업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단기 수익 창출은 미용·성형·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연구·개발하는 자회사 에스테팜을 통해 실현할 방침입니다. 자체 생산 히알루론산 필러가 주력 제품입니다. 에스테팜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20억원입니다.

상장 구조는 구주 매출 없이 100% 신주로 총 75만주를 모집하는 방식입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6000~1만8000원으로, 하단 기준 120억원이 모집될 예정입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700~1900억원선입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기업이라는 한계를 얼마나 극복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에스바이오메딕스 외에도 IPO에 나서는 바이오기업 중 주목할만한 곳은 어디입니까?

코넥스 의료기기 기업 프로테옴텍을 꼽을 수 있습니다. 프로테옴텍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 중입니다. 이달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입니다.

2000년 설립된 프로테옴텍은 체외진단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전문기업입니다. 세계 최다 알레르기 다중진단 키트 개발에 성공하는 등 독자적인 면역진단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2018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하며 현재까지 49개국에서 54개 파트너와 수출 관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각 나라의 허가기관에 제품을 등록하고 현지 품질 평가 등을 거쳐 앞으로 본격적으로 수출 물량이 늘 것이란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프로테옴텍은 또 인체용 진단 제품뿐 아니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체외진단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이미 반려견 진단 제품을 국내에서 허가 받았고, 지난해 6월 미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프로테옴텍이 공모하는 주식 수는 총 200만주로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7500~9000원입니다.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4일과 25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입니다.

 

질문: 이러한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IPO를 철회한 바이오기업들도 있다면서요?

네. 분자진단 전문기업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습니다. 지난해 8월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한국거래소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후일을 기약하기로 한 것입니다.

심사에 45영업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11월쯤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내외 변수로 예상보다 심사 기간이 길어졌습니. 상장 주관사는 한화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입니다.

시선바이오의 실적에 대해 의구심을 갖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거래소는 예심 과정에서 상장 유지를 위한 기업의 영속성과 사업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따집니다.

시선바이오는 2012년 설립된 회사입니다. 유전체 분석 정보 기반 분자진단 제품을 판매합니다. 첫 감사 보고서가 제출된 2019년 연결기준 매출은 13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진단키트 판매로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2021년 매출이 49억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역시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회사인 글라세움도 거래소 코스닥 예심 청구를 철회했습니다. 이유는 시선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상장예심 지연 때문입니다.

글라세움은 지난해 국내 중견제약사인 대원제약이 오픈이노베이션 일환으로 투자한 바이오회사입니다. 지난해 대원제약은 글라세움과 비만치료 신약 후보물질 ‘HSG4112’ 도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물질은 비만을 비롯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고지혈증,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글라세움이 개발 중인 비마약성 물질입니다. 현재 국내 임상 2상 중입니다.

특히 세포 내에서 'PON2' 단백질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개선함으로써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산화적 스트레스와 염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지방 소비를 촉진해 기초 대사량을 높이는 것입니다.

글라세움은 조급하게 상장에 나서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시장 환경과 비만치료제 임상 데이터 등을 보고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