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 재계 인사이트   진행 :  김필주    출연 : 김양하

질문 : 지난 주 '미스터 에브리씽'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엄청난 재산을 가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했죠.
하루 정도 머물렀지만 많은 화제를 남겼는데 이후에도 후폭풍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산세계박람회 포기설이 돌던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정부와 부산시는 물론 재계가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부산의 경쟁도시는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입니다.

리야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이기도 한데요.   빈 살만 왕세자는 본명이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이고요.  차기 국왕이면서 현재 총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우디 국왕은 살만 빈 알둘아지즈 알사우드입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현 국왕의 6번째 아들이구요. 빈 살만은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기존 왕세자였던 나예프 왕자 등 사촌 형들과의 치열한 권력 투쟁끝에 왕세자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정재계 인사들에 대한 엄청난 숙청이 계속됐는데요.  고급 호텔에 모두 가두기도 했습니다.

사우디는 중동에서의 패권을 위해 이란과 경쟁하고 주변국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사우디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는 등 개혁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주요 사업은 바로 네옴시티와 2030년 리야드 세계박람회 유치입니다.

네옴시티는 우리 돈으로 대략 600조~700조원 가량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금액은 더 라인 빌딩을 짓는데 필요한 비용이고,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와 산업단지 옥사곤까지 포함한 네옴시티 전체는 1300조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네옴시티 수주를 조건으로 부산세계박람회 포기를 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 아직 빈 살만 왕세자 때문에 부산 세계박람회를 포기했다는 기사는 없는 것 같은데요?

일부 부산 지역 언론외에는 부산세계박람회가 어렵다는 기사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세계박람회는 엑스포라고도 하는데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눌수 있습니다. 

둘다 국제박람회기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만 등록박람회는 5년마다 열리고 개최기간도 6주~6개월까지 길고 참가국들이 비용을 부담하면서 전시관을 설치합니다.

인정박람회는 주최측이 건축해서 참가국에 무상으로 임대하며 개최기간이 3주~3개월로 짧으며 등록박람회 주기 사이에 열립니다.

우리나라도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가 열렸는데 둘다 인정 박람회입니다.

부산시가 유치 활동에 나선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인데요 5년마다 열립니다.   

하필 2025년에는 오사카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립니다.

2번 연속 동북아시아에서 등록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공교롭게도 2020년에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아랍권 최초로 등록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중동 패권국가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이었죠.

2회 연속 아시아에서 열려서 이탈리아 로마가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2015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등록박람회가 열려 우리나라나 사우디와 비슷한 입장입니다.

따라서 오일머니가 강세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질문 :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중단하는 건가요?

정부는 부산엑스포 유치, 네옴시티 수주, 원자력 수출을 모두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은 이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소극적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국제행사때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활발하게 펼쳤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하는 방콕에서 열리는 APEC에서는 조용히 유치활동을 했습니다.

재계 인사들도 상당히 애매해졌는데요.

이번에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그룹 회장들은 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네옴시티 건설 사업에도 참여해야 하는 애매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이 무산되는 분위기였다가 원희룡 장관의 사우디 방문 이후 극적으로 성사됐는데요.

일각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세계박람회 유치전에서 우리나라가 의외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방한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때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정부와 맺은 계약과 양해각서는 26건, 4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요.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던 삼성과 현대차, 롯데와 포스코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좋지만 쉽지않다면 한마리를 확실하게 잡기 위한 지렛대로 써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 그렇다면 네옴시티가 과연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정말 혜택을 볼수 있을까요?

원희룡 장관은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내년초인 1월이나 2월에는 수주 실적이 나올 것으로 장담하고 있습니다.

이미 네옴시티 터파기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구요.  이제는 본격적인 추진 단계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7일 한국기업들이 사우디와 맺은 MOU가 40조원 규모라고 밝혔는데요.

아직 일부 프로젝트만 진행한 것이어서 앞으로 늘어나면 늘었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네옴시티 지하터널 170km 터널공사는 수주를 했는데요.

전체 170km가운데 26km구간이 발주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2km구간을 수주했구요. 나머지는 스페인 회사 컨소시엄이 가져갔습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A&C도 네옴 임직원들을 위한 베타 커뮤니티 주택 1만 가구를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 공사 수주가 임박한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내년에는 극심한 불황이 예고되고 있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중동 건설 붐이 가뭄에 단비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 빈 살만 왕세자가 예정됐던 일본 방문을 취소하면서 지금 기시다 총리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죠?

답변 : 빈 살만 왕세자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었습니다.  기시다 총리와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요 결국 무산됐습니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모두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양국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 등을 놓고 의견 조율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일본은 전체 수입 원유의 40%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일 취소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있는데요.

일단 에너지 가격과 관련해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방일하는 것은 빈 살만 왕세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과 미국에 너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미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빈 살만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빈 살만 왕세자는 중이염을 앓고 있는데 장기간의 비행이 귀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의료진이 비행을 권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달 초 알제리에서 열린 아랍정상회의에도 중이염때문에 불참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네옴시티 건설의 파트너이자 세계박람회 유치의 강력한 걸림돌이 되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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