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이정미 앵커
출연 : 김양하 기자

질문 : 달러화 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코로나19 엔데믹에도 경기가 좋지 않은데요. 이런 상황에도 대형 M&A가 이어지고 있죠?

답변 : 불황으로 인해 M&A건수가 60%이상 줄어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성장성이 좋은 기업들에 대한 M&A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큰 M&A를 살펴보면 3건 정도가 눈에 띄이는데요.

먼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아직 M&A가 완전히 마무리 된것은 아니지만 거의 90%이상 진척이 된 상태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M&A가 성사 직전까지 갔었는데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지 못해 무산됐습니다.  한화그룹의 경우 독과점 이슈가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전문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 7천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 지분 시가총액이 1조 3천억원 가량되는데 성장성을 인정받아 경영권 프리미엄을 2배 이상 받은 것입니다.

국내에서 뿐아니라 해외에서도 M&A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를 갖고 있는 네이버가 미국의 당근마켓과 같은 포쉬마크를 2조 3천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네이버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밝혔는데 국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질문 :  먼저 대우조선해양부터 살펴볼께요. 현재 노조의 반대가 심한데 잘 진행 될 수 있을까요? 인수 후 협조하지 않으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답변 :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입니다.  아직 경쟁입찰 중이고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유력하다는 의미인데 한화보다 더 나은 조건에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없어서 사실상 한화만 남은 셈이 됐습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2조원에 경영권을 갖게 되는데요 앞으로도 조 단위의 추가 투자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에 7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2조원에 매각하는 것은 헐값매각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그냥 둘 경우 추가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때 한화가 인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노조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의 인수를 반대했다가 최근에는 반대하지 않은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단 인수과정에 노조 대표가 참여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M&A과정에서 노조대표가 참여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매각 당사자 참여 요구는 무리한 요구이지만 앞으로 회사와의 관계에서 노조가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한화도 노조와 함께 힘을 합치지 않으면 경영정상화가 어렵기 때문에 마냥 무시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닌데요.  앞으로 남은 M&A과정을 잘 마치는 것 못지않게 노조와의 관계정립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해결해야할 중요한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질문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도전장을 던진 게 이번이 2번째라죠? 지난번에는 왜 협상이 무산됐나요?

답변 :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은 이번이 2번째 도전이었습니다.  일종의 재수를 한 셈인데요.  2008년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당시 한화그룹도 참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인수를 포기했는데요. 2008년 하반기에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 터졌습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인데요.

당시 6조원에 낙찰을 받았던 한화그룹은 금융위기 때문에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09년에 포기를 선언하게 됩니다.  인수자금 6조원에 대한 계약금이 3150억원이었는데 소송을 통해 1260억원을 뒤늦게 돌려받았습니다.  당시에는 큰 돈이었지만 지금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에 매물로 나온 것을 보면 오히려 화가 복이 된 셈입니다. 

질문 : 한화그룹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인수 후보로도 떠오르고 있는데 이유가 뭡니까?

답변 : 한화는 원래 기업 이름이 한국화약이었습니다.   한국화약을 줄여서 한화그룹이라고 바꾸었는데, 화약하면 느낄 수 있듯이 전통적인 방위산업 업체입니다.  얼마전 여의도 불꽃축제에도 한화그룹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듯이 폭약 관련 무기를 주력으로 회사가 성장했습니다.  여담이지만 한화가 사명을 바꾼 이유는 해외에 다닐때 회사 이름때문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명에 화약이 들어가다보니 테러 집단 아니냐는 오해를 샀고 이런 사원들의 불만을 받아들여 한화그룹이 됐습니다.  한화는 탄약을 비롯해 포탄, 자주포, 탱크, 장갑차 등을 군수품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 수출하는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구축함 등 해군 전력에 필요한 무기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자회사도 있는데 여기서는 얼마전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 발사체를 만듭니다.  육군과 해군 그리고 우주와 관련한 기술력은 있지만 공군과 관련한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KAI인수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KAI는 1999년 IMF당시 항공우주산업 재편을 위해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3사를 합쳐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KAI는 KF-21, FA-50 등 전투기와 연습기 그리고 헬기, 드론, 우주산업까지 진출했습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 발사체 엔진을 만들고 있는데 KAI는 발사체 전체 조립 기술도 갖고 있어서 한화와 인수시 강한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한화가 kai를 인수하면 한국의 록히드마틴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문 : 그럼 이번에는 롯데케미칼을 살펴보겠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지난번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인수이후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어떤 구상을 갖고 있습니까?

답변 : 롯데케미칼은 지주회사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USA를 통해 일진머티리얼즈 주식 53.3%를 2조7천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대표 품목은 동박인데, 세계 4위, 국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김교현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세계 1위인 SK넥실리스와 동박시장 1위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회사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을 더 확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2021년 연결기준 전체매출은 17조원 규모인데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롯데그룹은 배터리 4대 소재를 모두 생산하게 됐습니다.  배터리 4대 소재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투자가 많아서 매출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인수로 퀀텀점프를 하게 됐습니다.  IBK증권은 2030년 배터리 소재 매출 3조3천억원을 전망했는데, 롯데케미칼은 조기에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소재 뿐아니라 청정수소 사업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합작사 설립, 협력 등을 통해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배터리 소재 산업과 맞물려 203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롯데는 이를 위해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할 지가 관건입니다.

질문 : 롯데케미칼 부회장이 이번 인수는 시작이다 라고 밝혔는데 앞으로 어떤 회사의 인수가 예상됩니까?

답변 : 배터리 소재와 청정 수소 관련 회사에 인수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닥 시총 1위인 배터리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매각설이 돌고 있는데 여기는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시총이 12조원이 넘어서 롯데가 관심은 갖겠지만 인수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적당한 크기의 청정 수소 관련 업체가 타겟이 될 전망입니다. 

롯데케미칼의 김교현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톱7 화학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우리나라 배터리와 수소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의 기존 사업과 새로운 사업이 시너지를 내면 톱7 화학사 도약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대규모 투자로 인한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자금 조달이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배터리와 수소관련 산업의 성장성이 워낙 뛰어나서 이를 잘 극복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질문 :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창업자인 고 신격호 회장이 좋아하지 않는 회사였다는데?

답변 : 롯데그룹의 창업자인 고 신격호 회장은 껌, 과자와 같은 제과와 백화점 같은 유통에 애착이 많았지만 석유화학에 대한 애착은 이야기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신회장은 제철에 관심이 많았는데 포스코를 출범시키며 국영기업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70년대 말 정부의 중화학 공업 육성 드라이브 때문에 제철 대신 1979년 호남석유화학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신 회장은 사고만 내지 말아라며 석유화학 사업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신격호 회장은 놀랍게도 와세다대 화학과출신입니다.  일본에서 첫 사업도 윤활유 사업이었는데 미군의 폭격으로 기반을 잃었고, 껌을 생산하기 전에 비누와 크림 등을 만들어 팔아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1986년에는 직접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고, 신동빈 회장의 첫 직장도 호남석유화학이었습니다. 

호남석유화학이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한 것은 2012년이었는데요.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20위안에 드는 종합화학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롯데의 화학사업 M&A를 살펴보면, 2003년 IMF이후 현대그룹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했는데 당시 3배가 더 큰 기업을 인수해 화제가 됐습니다.  2004년에는 kp케미칼을  2010년에는 타이탄을 그리고 2015년에는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케미칼부문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게 된 겁니다.

질문 : 현재 롯데그룹은 해외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중국은 완전히 손을 뗀 건가요?

답변 : 롯데는 2016년 사드 보복이후 중국에서 급격하게 힘을 잃었습니다.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롯데는 올해 8월 청두점 매각으로 14년만에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한때 5개의 백화점과 120여개의 롯데마트를 운영했던 롯데HQ는 이제 사업체를 모두 팔아 페이퍼 컴퍼니가 되었고, 청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8년 매출 200조원, 아시아톱10의 목표를 세웠던 롯데 중국법인은 정치싸움에 휘말려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질문 : 중국의 대안으로 어떤 나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나요?

답변 : 신동빈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1996년부터 진출했는데 식품, 유통, 서비스,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를 착공하는 등 9억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에 랜드마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백화점이 1개 있기는 하지만 석유화학 쪽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인 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4조 7천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찔레곤 지역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질문 : 이제 네이버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네이버가 최근 포쉬마크를 인수했는데 주가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답변 :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인수하면서 주가가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포쉬마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데 다행이 네이버 인수 발표이후 주가가 올랐습니다.

포쉬마크는 우리나라의 당근마켓과 같은 회사인데요.  주로 안입는 옷, 소품 등을 거래하는 플랫폼입니다.  나름 커뮤니티도 있구요.  수수료를 20% 받고 있습니다.

 2조4천억원의 인수자금이 과하다는 평가인데, 현재 당근마켓은 아직 상장이 되어있지 않아 직접 비교가 힘들지만 비상장 주식 시세로 시총을 평가하면 1조 5천억원이 넘습니다. 이걸보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인수가 맞지만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목표주가는 하향조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포쉬마크 인수 때문은 아니고 그동안 네이버가 구글의 알파벳 등에 비해 너무 고평가 되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결국 네이버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포쉬마크가 그 방법 중에 하나인데 단기 전망은 어둡게 하는 어려움에 빠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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