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디어 재직 당시 마크 주커버그 친누나 사외이사 영입 ‘재료’ 주식 호재 띄워

KIB플러그에너지에 아내 박씨 내세워 신사업 진출…상장사 A회사 먹튀 데자뷔

이즈미디어 횡령 배임으로 지난 28일 구속돼 현재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중인 KIB플러그에너지 실제 오너 김인석 대표
이즈미디어 횡령 배임으로 지난 28일 구속돼 현재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중인 KIB플러그에너지 실제 오너 김인석 대표

최근 경영권분쟁으로 시끄러운 코스닥의 KIB플러그에너지 실질 사주 김인석 씨가 이즈미디어의 횡령 배임 피의자로 구속됐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즈미디어 대표를 지낸 김인석씨가 이지미디어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8일 남부지법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8월 이즈미디어는 전 대표이사 김인석 씨를 비롯한 3인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발생 금액은 64억5200만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에도 34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 메타버스 신사업 진출…마크 주커버그 친누나 사외이사 영입 ‘재료’까지 가관

이즈미디어는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거래정지 상태다. 당시 회사는 감사보고서가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사인이었던 한영회계법인은 △티피에이패션과의 골프의류매입거래 △주요 경영진의 대여금 △NFT플랫폼 관련 신규사업투자 등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거래정지 직전 당시에도 주가는 드라마틱하게 급락했다.

당시 1월 3일 종가기준 1만5950원이었던 주가는 24일 기준 2705원으로 83.04% 폭락했다. 최대주주인 티피에이리테일의 채권자이자 담보권자인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가 반대매매를 실행했고 2021년 초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투자조합들까지 엑시트에 나섰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이즈미디어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의 친누나인 랜디 주커버그를 사외의사에 섭외하면서 본업인 카메라 장비 제조 사업 외에 메타버스 신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목을 끌었던 랜디 주커버그는 사업보고서상 단 한 번도 이사회 중요의결 과정에 참여한 적이 없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사업 진출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입이후 총 18차례 의결 과정에 참석율이 '제로'였기 때문이다.

◆ KIB플러그에너지 실사주 김인석, 아내 박모씨 내세워 신사업 진출…상장사 A회사 '먹튀' 데자뷔?

KIB플러그에너지를 인수한 KIB PE의 실사주인 김인석 씨가 구속되면서 업계에선 신사업으로 2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등에 투자할 것이라던 KIB플러그에너지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즈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주가를 띄우기 위한 호재성 재료 발표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KIB PE 경영진 일부가 이미 투기거래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도 KIB플러그에너지 ‘먹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행동주의 펀드는 박수진 씨가 지분 58.08%를 보유한 최대출자자이고, 윤석준 씨가 사내이사다. 박 씨는 KIB PE 설립 초기 등기 임원이었던 김인석 전 사내이사와 부부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우려는 큐로를 인수한 KIB PE의 과거 행태 때문이다.

KIB PE는 행동주의펀드로 상장사 A회사 주가 급등 당시 ‘먹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KIB PE는 지난 2022년 말 A사의 지분 5%를 보유하며 주주행동주의를 선포했다. A사는 KIB PE에 대해 성공적 사업파트너라고 밝혔다. 이후 A사와 KIB PE는 2차전지 신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차입금을 통해 타 기업의 이차전지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미국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업에 나선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소식에 A사의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해 초 5천원대였던 주가는 상한가를 연이어 기록하며 시총이 몇 배나 커졌다. 그런데 A사의 사업파트너라던 KIB PE는 돌연 차익실현에 나섰다. KIB PE 등은 3개월여 만에 6배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IB PE의 현재 A사 지분율은 보고 의무가 사라진 3%대 수준이다. 정작 사업 파트너라던 KIB PE는 A사의 2차전지 사업에 대해 출자한 자금은 없었다. 이 때문에 A사는 신규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벌써 KIB플러그에너지가 전례가 있는 ‘먹튀 사태’의 재판이 되면서 기업사냥꾼의 투기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KIB플러그에너지가 대주주 변경 이후 곧바로 다양한 신사업계획을 발표한 점이 차익실현의 일환이라고 보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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