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수익구조에 보수적 경영 지양
"이사회 중심 경영 통해 투명성 제고"

태광산업 CI [이미지 태광산업]
태광산업 CI [이미지 태광산업]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보수적인 섬유·화학업계에서도 특히 변화에 둔감한 ‘안전빵 제일주의’ 기업으로 꼽힌다.

이랬던 태광산업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한 귀로 듣고 흘렸던 행동주의펀드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들이 추천한 외부 감사와 사외이사들을 이사회에 포함시켰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경영협의회의 수장 자리도 외부 출신에게 맡기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기로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안한 3명의 이사 후보 선임 안건(정안식 태광산업 영업본부장·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김우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을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모두 통과시키기로 했다. 사외이사인 안 상무와 김 교수는 태광산업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게 된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지배구조 연구 분야 전문가인 김 교수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김 교수는 태광산업의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공개 비판해 왔다. 안 상무는 23년간 회계사로 활동한 회계·재무 전문가다.

태광산업의 2020~2022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실적 추이 [도표 NBN TV]
태광산업의 2020~2022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실적 추이 [도표 NBN TV]

업계에선 태광산업의 변화를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폐쇄적인 경영을 유지해 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태광산업 ‘변신’의 방점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찍혀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투자를 자제했다. 2021년 LG화학과 AN 합작법인인 티엘케미칼을 설립한 것과 지난해 5월 타이어용 아라미드 증설을 위해 1450억원을 투입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시작으로 신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특정인이 좌지우지했던 의사결정 시스템도 이사회 중심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투명·준법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미래위원회’를 설립해 주요 의사결정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신사업 등 향후 의사결정 등에 있어 투명하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결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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