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유섬나도 프랑스에서 범죄자 인도 받는 시간 3년 걸려

5년전 필리핀으로 밀항 후 종적 감췄던 이 회장, 김치 소포에 발목 잡혀

탤런트 이아현과 결혼 후 이혼, 월드스타 비 소속사 스타엠 대표로 이목

마약혐의 구속, 도박으로 재산 탕진 후 재기 노리며 라임자금 이용해 M&A

라임 사태의 주범 이인광 스타엠 전 회장
라임 사태의 주범 이인광 스타엠 전 회장

밀항 후 자취를 감췄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몸통 이인광 전 스타엠 회장이 프랑스에서 체포된 이유가 어처구니 없게도 동거인 이 모씨가 보낸 김치 소포 때문이었던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이로써 이 회장의 도피행각은 5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19일 제보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이 회장의 동거인이자 강남 텐프로 술집의 마담이었던 A씨 집을 압수수색 하던 중  A씨가 프랑스에서 도피 중이던 이 회장에게 김치를 소포로 보낸 단서를 포착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검찰 수사관이 김치의 도착지 주소지를 인터폴에 알렸고 끝내 이 회장은 현지시간 18일 오전 프랑스 니스 지역에서 검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임펀드 수사팀을 재편한 검찰은 이 회장을 추적해 왔는데, 올해 2월 초쯤 도피 장소를 특정해 이 회장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실시했다.

이 회장은 재작년 4월 필리핀으로 밀항한 뒤 싱가포르와 태국, 독일을 거쳐 프랑스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경찰청, 남부지검,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실 인터폴 사무총국, 인터폴 간 '합동추적팀'을 구성해 공동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합동추적팀은 이 회장의 국내 조력자들을 중심으로 자금추적 등 수사를 통해 이 회장의 소재를 파악할 단서를 확보했다. 특히 프랑스 경찰은 한국 측 요청에 따라 이 회장 검거를 '중요 사건'으로 배당해 수사에 나섰다.

이달 초 이 회장의 국내 조력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합동추적팀은 이 회장이 더욱 깊이 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내외 모든 공조망을 최대한 활용한 끝에 해외 도피 조력자의 주거지를 찾은 이 회장을 검거했다.

검찰은 법무부와 긴밀히 협조해 프랑스로부터 범죄인인도청구 등 조속히 신병을 인도받기 위한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과 함께 '라임 회장단'으로 불린 기업사냥꾼으로, 라임자산운용 자금 약 1300억원이 이 회장이 지배·관여하는 법인 에스모, 이에스브이 등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라임 사태는 지난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으며, 주가 폭락으로 1조7000억원대 환매 중단으로 이어졌다. 결국, 라임 사태 핵심으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한편,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관련 인물로 프랑스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아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는데는 3년 이상이 걸렸다.

당시, 한국 검찰은 2014년 4월 유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불응하자 인터폴을 통해 유씨를 수배했고 유씨는 5월에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유씨는 당시 총 492억원의 배임ㆍ횡령 혐의를 받았다. 유씨 측은 그동안 공판에서 “유씨는 세월호 침몰과 무관한데 한국 정부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 한국에는 사형제와 강제 노역혀이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송환을 거부해왔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유섬나 씨의 예를 들며 "이인광 회장 또한 본인이 프랑스에서 한국 송환을 거부하는 재판을 신청할 경우 언제 한국으로 돌아올지 예상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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