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1, 2위 中·美 자국 보호 울타리
국내 완성차 메이커 ‘샌드위치’ 신세론 제기
“IRA 세부 규정 대비 정부 외교적 노력 필요”
현대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시장 개척 심혈

 

 

 

방송 : NBNTV 뉴스프라임 <프라임 인사이트> (2023.03.27.)

진행 : 이정미 앵커

출연 : 임준혁 기자

 

 

앵커) 최근 중국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세계 1·2위 자동차 내수 시장을 가진 두 나라가 울타리를 두껍게 두르면서 수출 효자인 ‘K-자동차’가 자칫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기아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한편, 차세대 모빌리티인 전기차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전력을 기울이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오늘 프라임 인사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이에 대한 현대차·기아의 대처 방안, 한국 자동차 산업이 풀어야 할 숙제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1) 임 기자, 우선 전기자동차 보급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요?

기자 1) 우선 자동차의 심장이 바뀐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과거 자동차의 심장이 엔진이었다면 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에 따르면 2021년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경유차를 앞질렀습니다. 전기차는 17만6000대 판매됐고, 경유차는 16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습니다. 유럽에서는 경유차 규제를 강화하는 데 반해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출시를 가속화하면서 나타난 결과인데요. 유럽의 탄소중립 이행 계획은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강하게 규정하고 있고, 사실상 내연기관차는 가까운 미래에 판매가 어렵게 될 전망입니다.

국내만 보아도 전기차로 대체되는 현상이 자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2021년 국내에서 전기차는 10만402대가 판매돼 2020년 4만6677대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정부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확대하고, 전기 충전 인프라 보급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반면 노후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 부착을 지원하거나 조기 폐차를 지원하는 등 노후 경유차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2021년 EU가 발표한 탄소국경조정제도 입법안이 승인됐고, 올해 발효돼 시범운용기간이 끝나면 사실상 친환경차가 아니면 유럽에 수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친환경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전기차로의 대체는 필연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한국 수출의 효자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2020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이 각각 13.1%, 17.3% 감소했을 때 전기차 수출은 오히려 39.9% 증가했습니다. 2021년에도 전기차 수출은 51.7%나 증가했고, 약 70억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자동차 수출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7.7%에서 2020년 12.3%, 2021년 15.0%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앵커 2)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자동차의 ‘눈’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2) 네. 맞습니다. 자동차 운행에 인간의 개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자동차 운전에서 인간은 눈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 뇌로 판단하며, 팔과 다리로 제어했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눈이 아닌 센서로 사물을 인지하고, 인공지능(AI)이 판단하며, 제어기가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게 됩니다. 자율주행기술은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 등의 인지기술과 AI,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의 판단기술, 구동장치 등의 제어기술,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네트워크로 구성됩니다. 특히 라이다는 대상물에 레이저를 비춰 사물과의 거리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로 사람의 눈을 대신합니다.

주요국들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 및 산업 정책의 모티브는 선제적 규제 완화에 있습니다. 웨이모, 모빌아이, 모셔널, 엔비디아, 아르고 AI, 크루즈 등 자율주행 세계 최정상 기업들이 미국에서 급성장하게 된 배경이기도 한데요.

일본도 자율주행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레벨(Level) 4 무인버스 운행을 허가할 계획입니다. 독일은 2021년에 이미 세계 최초로 레벨 4 자율주행차에 대해 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법률을 시행했습니다. 한국에서도 2020년 5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고, 자율주행차 활성화를 위해 전용면허제 도입 및 보험 신설 등과 같은 제도 정비가 한창이지만, 여전히 느린 상황입니다.

앵커 3)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완성차 업계뿐만 아니라 IT 기업 혹은 통신사들이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들거나 완성차를 머지 않아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3) 네. 그렇습니다. 벤츠,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등 전통적인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 외에도 IT 기업 혹은 통신사들이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드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웨이모는 미국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완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했고, 승객 수천명을 태우고, 총 200억마일 이상을 주행했습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기술을 트럭에도 적용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화물 운송 기업인 JB헌트와 협업을 확대해 물류 분야 자율주행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내놓을 ‘애플카’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2024년이면 애플카 생산이 시작될 전망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적지 않은 통신사와 콘텐츠 회사들이 자율주행차 사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앵커 4) 이처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요?

기자 4) 네... 그렇습니다. 우선 자동차(전기차)의 경쟁력은 주행거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 충전해 더 멀리 달리기 위해서는 경량화 소재 개발과 배터리 고도화가 동시에 요구됩니다. 경량화 소재 및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조달받는 것도 정부 로드맵 안에 있어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규제가 산업의 변신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자율주행의 주요 기술인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Over The Air)조차 아직 규제에 막혀 있는 실정입니다. 자동차관리법상 정비업체를 방문해야만 자동차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얘기인데요. 한국의 현실에서 제작 안전기준상 레벨 4 자율주행차는 출시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세번째로,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도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플랫폼이 주는 효용과 경제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인데요. 가치사슬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주지하고, 산업의 경계를 그어놓고 고민해서는 안 된다는 충고입니다. 어떤 산업이든 막론하고 전문가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해 새로운 가치사슬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야 하는 토양을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5) 최근 중국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세계 1·2위 자동차 내수 시장을 가진 두 나라가 울타리를 두껍게 두르면서 수출 효자인 ‘K-자동차’가 자칫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중국의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방안 정책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기자 5) 네. 중국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과 핵심 소재·부품 공급망 확보, 전기차 스마트팩토리 지원 등이 담긴 ‘신에너지차(車) 산업 강화 계획’을 내놨습니다.

자동차업계는 이에 대해 전기차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자신감과 자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 14년간 지속하던 전기차 제조사에 대한 보조금을 올 초 전격 폐지했습니다. 정부 지원 없이도 시장이 홀로 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600만대를 넘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부모 품에서 떠나라’고 한 건데 지난달 들어선 시장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한수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를 필두로 샤오펑 등 다수 업체가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전체 판매량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전기차 핵심 소재 확보와 스마트공장 지원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전환된다는 사실입니다. 익명을 원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계산이 깔린 것 같다”며 “중국 1위 BYD 등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기에 앞서 체질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 자국 기업에 대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맞서라’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공신부는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하고 벤츠·BMW·아우디 등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며 “(중국) 토종 업체는 경영과 기술 혁신, 제품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배터리 핵심 소재와 차량용 반도체 확보 방안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앵커 6) 네. 그렇군요... 미국도 자국 자동차 산업 키우기에 가속 페달을 밟는 중이라고요? 여기에 대한 한국의 대응책은 없는 걸까요?

기자 6) 네. 조 바이든 정부는 이달 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을 확정 발표할 예정입니다. IRA에 따르면, 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원료와 부품에 북미산 제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최종 조립도 북미에서 해야 합니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는 처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반면 포드·GM 등 미국 기업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 메이커의 상품 경쟁력 확보는 물론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7)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중국을 겨냥한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현지 시장점유율 회복에 나선다면서요?

기자 7) 네. 그렇습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 맞춤형 전기차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아는 중국 상하이에서 최근 '기아 EV 데이'를 열고 현지 시장을 겨냥한 준중형 전기SUV 콘셉트 EV5를 최초 공개하며 현지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아는 중국에서 올 상반기 EV6을 먼저 출시하고 하반기 EV5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플래그십 SUV 전기차인 EV9을 중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뿐 아니라 기아는 2025년 이후에도 매년 전기차 신차를 중국에 출시해 2027년까지 모두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현대차도 중국에 현지 전략 모델인 준중형SUV 전기차 신차를 올해 안으로 내놓습니다.

현대차는 애초 2022년 아이오닉5 중국 출시를 시작으로 매년 전용전기차 모델을 중국에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내놨지만 올해 들어 3월 현재까지 중국에서 아이오닉5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는데요. 글로벌 전략 모델인 아이오닉5의 중국 출시를 늦추는 대신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지 전략 모델부터 먼저 내놓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정의선 회장은 중국의 전기차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35만4000대를 팔았습니다. 2021년보다 판매량이 34.3% 꺾였는데요.

현대차그룹은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179만2000대를 팔아 현지 시장에서 6.4%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시장점유율이 2022년 1.3%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하던 6년 동안 중국 전기차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했는데요. 2016년 연간 판매 40만대 수준에 그쳤으나 2022년 500만대를 넘어선 것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전기차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63%에 이릅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인데요. 지난해 세계에서 전기차가 2번째로 많이 팔린 유럽 판매량(162만대)의 3배가 넘는 508만대가 중국에서 팔렸습니다.

앵커 8) 중국 전기차 시장이 이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있는 동안 현대차그룹의 중국 법인이 ‘밑빠진 독’ 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요...

기자 8) 네. 그렇습니다. 정 회장은 지금껏 최대 규모의 중국 자동차 시장을 버릴 수 없어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정 회장으로서는 전기차 출시가 중국 시장에서 반전을 도모할 최후의 보루일 수도 있는 셈인데요.

앞서 현대차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고급차 시장을 노리고 2021년 4월 중국에서 야심차게 제네시스를 출범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상반기 기준 제네시스는 중국에서 단 300여 대가 팔리는데 그쳤습니다.

극심한 판매 부진 속에서 적자를 거듭하며 현대차그룹의 중국 법인은 그야말로 '밑빠진 독'이 돼 버렸습니다. 기아 사업보고서를 보면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 장쑤위에다기아는 자본 잠식에 빠졌습니다. 장쑤위에다기아의 자산총액은 2조809억원인데 부채총액이 2조4768억원에 이른것입니다. 부채가 자산보다 4000억원 가량 많습니다.

장쑤웨이다기아는 지난해 551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기아는 장쑤웨이다기아에 지난해 초 3664억원의 자금을 수혈했지만 지속되는 영업손실에 수혈효과가 1년도 채 안돼 허공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현대차는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모터스에 2022년 5979억원을 추가 출자했으나 지난해 연간 8212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중국 현지 법인 실적이 저조한 만큼 더 이상 내려갈 수는 없다는 각오입니다.

기아는 올해부터 중국에 전기차 신차를 본격 투입해 지난해보다 79.6% 증가한 17만대의 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대차 역시 중국에서 지난해보다 20.5% 증가한 30만6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역시 현대차 글로벌 주요 권역별 목표 가운데 가장 큰 성장률 목표치입니다.

기아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2023년에는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EV6 고성능 모델 출시로 상품성에 기반한 후광효과를 형성하며 전동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볼륨 시장인 준중형 SUV 전기차인 'OV(EV5)'를 출시해 앞으로 전기차 판매량을 더욱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9) 마지막으로 현대차그룹이 기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시장에 의존하는 것을 탈피해 동남아나 인도 등 신 시장 선점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면서요... 자세히 전해 주시죠.

기자 9) 네. 현대차는 다음 달 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이달 초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태국 언론을 대상으로 사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4월 1일부터 태국에서 스타게이저, 스타리아, 스타렉스를 판매하며, 크레타는 올해 중반기 이후에 판매될 예정입니다. 전기차 아이오닉 5 판매 시점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2일에는 태국 '방콕 국제모터쇼 2023'에서 다목적차량(MPV) 모델인 스타게이저와 해외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대형 레저형차량(RV) 스타리아 등 5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판매 방식도 간접 판매에서 직접 판매로 전환했습니다. 현대차는 그간 일본 소지츠가 80%를 출자한 현대모터에 태국 시장 판매를 위탁해왔으나, 지난해 방콕에 차량 판매·생산 목적의 자회사 '현대모빌리티태국'을 설립하며 자체 판매망 구축에 돌입했습니다.

현대차의 태국 시장 진출은 아세안 공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태국 시장 자체는 크지 않은 편이나 전체적인 아세안 지역 판매를 더욱 늘리기 위한 포석인 셈인데요.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 생산 공장을 세워 운영 중이며 지난해 필리핀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아세안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일본이 그간 아세안 지역 판매량을 꽉 잡고 있었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아세안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5, EV6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가 들어서 있으며 현재 '아이오닉 5'를 양산 중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아이오닉 5'가 처음입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각국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기존 아태권역본부를 아세안권역본부와 오세아니아권역 본부로 분리·개편하고 이영택 현대차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아세안권역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아세안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변화를 줬습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시아 대권역 출범을 계기로 기존 완성차사업 확대와 더불어 전동화 선도 등을 통해 아세안 지역을 현대차 미래 핵심 시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도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인수를 추진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텀시트는 본계약에 앞서 부지나 건물, 생산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파악할 때 작성됩니다.

인도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유엔(UN)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오는 4월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영국, 독일, 일본을 차례로 제치고 2027년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인도의 지난해 내수 판매 규모는 472만5000대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이같은 인도의 높은 성장세에 주목, 1998년 현지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형국입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22.6%로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 브랜드인 마루티 스즈키(42.2%)에 이어 2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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