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임지수 급락...HMM 매각에 독일까
시장, “올해 HMM 매출 48%↓영업익 82%↓”
HMM 매각 인수 후보 SM그룹 하마평 ‘관심’

해상 운임지수 급락...HMM 매각에 독일까

방송 : NBNTV 뉴스프라임 <프라임 인사이트> (2023.02.13.)

진행 : 이정미 앵커

출연 : 임준혁 기자

 

앵커) 지난주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순항 중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조선산업과 연관이 깊은 해운산업은 정반대라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국내 해운산업의 현주소가 궁금합니다. 특히 운임 하락이 심각하다고 하는데...어떤 상황일지 시청자 여러분들의 궁금증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1) 우선 현재 글로벌 해운 시황의 하락이 심상치 않다고 하는데요...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1) 네. 그렇습니다. 글로벌 해운운임이 1천선을 앞두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전주 대비 11.73포인트 내린 995.16을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19일(988.82) 이후 2년 8개월 만인데요. 역대 최고인 지난해 1월 7일의 5109.60과 비교하면 13개월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전년 동기(4980.93P)와 비교했을 때도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 폭이 80%에 달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달러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36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유럽 항로 운임 역시 전 주보다 53달러 내린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961달러로, 2020년 8월 21일 이후 2년 반 만에 1천 달러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앵커 2) 이러한 해운운임 하락이 한국을 대표하는 정기 선사인 HMM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2) 네. 그렇습니다. 해운업계는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해운업황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이로 인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인데요. 운임비 하락분이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부터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운사마다 각자 주력 노선이 다르기 때문에 SCFI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다고 해서 적자를 보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올해는 최근 2년간보다 안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는 전언입니다.

해상운임 하락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실적과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SCFI가 스팟(단기) 운임 변동을 나타내는 만큼 화주들과 장기계약을 맺는 HMM이 받는 충격은 적을 수 있지만, 운임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HMM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2776억원, 9조4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0%, 32.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4007억원, 1조7085억원으로 전년보다 48.57%, 82.52%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3) 이처럼 업계 대다수가 해운 불황으로 인한 HMM의 실적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낙관적인 전망도 존재한다면서요?

기자 3) 네. 맞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SCFI 1천 포인트 진입에도 올해 HMM의 흑자 체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HMM이 앞서 해운 동맹 체제인 '디 얼라이언스(The Aliance)'에 가입한 만큼 이에 따른 가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입 효과인 선복 공유 시스템의 레버리지 효과와 번들링 구매에 의한 비용절감 효과가 유지된다"며 "이와 함께 2020년부터 2021년 인도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등 경제선의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4) HMM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최근 HMM 매각 작업을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이 점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4) 네. 최근 해운시황과 시장의 여건 등을 종합해 보면 해운업 흐름의 변동이 극심한 데다가 장기간 해운업 침체에 빠졌던 2010년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만큼 HMM의 매각 작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0조7344억원입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이 각각 20.69%, 19.96%인 점에 비춰 이들 기관의 지분 가치는 4조3645억원 규모입니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영구전환사채(CB)를 고려하면 매각 대상 지분은 더 늘어날 전망인데요...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영구전환사채(CB)는 5억3600만주 규모로,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지분율은 71.68%에 달하며 지분 가치는 7조6944억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산은은 지난달 HMM 실사와 원매자 후보군 선정 등 매각을 도울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이달 중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삼일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 등 국내 주요 회계법인에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해 놓은 상태입니다.

앵커 5) 그렇다면 HMM 인수 기업 후보군에 오르내린 회사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5) HMM을 인수할 기업 후보군으로 오래전부터 현대차그룹과 LX그룹, SM그룹, 포스코 등 여러 기업들이 거론돼 왔습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11조원에 달하는 만큼 지분 매수에 필요한 금액과 영구채 부분 등을 고려하면 인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산은은 자금력이 있는 후보군 기업들을 상대로 폭넓게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말씀드렸듯이 현대글로비스가 속한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삼성SDS, SM그룹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측은 "인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앵커 6) 재계에서는 SM그룹의 HMM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6) 네. 그렇습니다. SM그룹의 HMM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지난해 말 HMM 지분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SM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서는 HMM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M&A로 사세를 키워온 SM그룹이 HMM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완주할지 여부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IB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다수의 대형 시중은행과 각 증권사 등을 통해 HMM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인수금융 등 제공이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자금 증빙 가능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했고, 2017년엔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사들여 SM상선을 세웠습니다. 이어 지난해에는 계열사들을 앞세워 HMM의 주식을 인수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작년 6월까지 HMM 지분 6.15%를 사들여 산업은행(지분율 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에 이은 3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장남 우기원 SM우방 전무도 인수 주체로 나섰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시장에서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포석'이라거나, '불편한 3대주주로서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일 것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지분 매입은 HMM에 대한 ‘일반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SM그룹이 SM상선과 대한해운 등을 통해 해운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HMM 지분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궁극적으로 HMM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구구한 억측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 SM그룹은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들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는데 돌연 인수 의사를 철회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HMM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자금력을 비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왔는데요.

우오현 회장과 SM그룹이 HMM 인수 의도가 있더라도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HMM의 시가총액이 10조4654억원이며, HMM 지분 인수와 영구채 상환 등에 들어갈 인수 대금도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입니다.

HMM의 덩치가 크기 때문에 SM그룹이 단독으로 HMM을 인수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SM그룹이 HMM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금력이란 시험대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HMM 시가총액은 여전히 10조원에 육박합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 지분만 사오려 해도 4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데요. 절반은 자체적으로 마련한다 해도 2조원은 빌려야 하는 셈입니다. 단순히 최대 주주에만 오르려 해도 수조원이 필요합니다. HMM 잠재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코, 현대자동차그룹 등에 비해서는 SM그룹의 자금력이 비교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SM그룹은 기존의 HMM지분을 인수할때도 주당 3만원 수준,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들였습니다. 최근 HMM지분은 주당 2만1400원 대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평가손실이 작지 않은 상황이라 특단의 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SM그룹 측 지분율은 줄고 신용보증기금(5.02%)을 포함한 공공 지분비율은 74%까지 올라갑니다. 정부 쪽과 CB와 BW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교감이 없다면 HMM을 인수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입니다.

SM그룹은 당장 HMM 인수가 쉽지 않은 만큼 5% 이상 투자가로서 SM상선과 HMM 간 중복되는 미주 서부 노선 등의 경쟁을 효율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자산운용사나 보험사 등의 인수에 나서 해운업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매각을 진행하는 MG손해보험이나 KDB생명에 SM그룹이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하는데요. SM 측은 금융계 인사들도 꾸준히 영입해 오고 있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낸 김병기 전 SM신용정보 대표가 지금도 고문 격으로 그룹의 금융업 진출을 자문하고 있습니다. 금융업의 전초기지인 SM신용정보 대표는 이동수 전 광주은행 부행장이 맡고 있습니다. SM신용정보는 금융업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채권 추심과 신용조사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재계 한 관계자는 “SM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금융회사 인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수 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고 금리도 급격히 상승해 SM그룹의 구상이 실현되기는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SM그룹은 2021년 11월 SM상선의 상장을 철회하며 추가 자금 확보 기회를 놓쳤고 그룹 사상 최고액을 베팅한 HMM의 주가마저 급락해 재무 구조 개선에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습니다. 금융회사 인수 역시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까다롭고, 보험사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자산운용 과정에서 각종 투자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제조업 등 일반업종 이외에 금융회사 인수는 당장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SM그룹의 HMM 인수설에 대해 (SM그룹 관계자가) 단순 투자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며 강하게 부정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재계 한 관계자는 “HMM이 누구의 품에 안기느냐가 아니라 매각 방법과 시기가 중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그룹이 유력하게 인수 주체로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3분기까지 조 단위 흑자를 내고 있는 HMM에 앞서 열거한 두 대기업이 인수를 위한 일종의 로비 활동이 전무한 것을 보면 3순위인 SM그룹도 내심 HMM 인수를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SM그룹 측의 강한 부정이 소극적인 긍정(인수설 시인)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7) 지난 주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으로 올해 수주 승부수를 띄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국적 해운선사인 HMM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7) 네. 그렇습니다. HMM 관계자가 앞으로 건조하는 선박은 화석연료 추진이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탄소 저감형 친환경 연료로 추진되는 선박만 짓겠다고 공식 석상에서 밝혔는데요.

김영선 HMM R&D팀 부장은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해운, 조선 탈탄소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한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부장은 ‘국적선사 탈탄소 환경규제 대응 현황’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탈탄소에 대응하기 위한 HMM의 솔루션은 명확하다”고 전제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 등에서 국제해상운송을 둘러싼 탄소규제는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국내 해운, 조선산업 생태계를 위협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IMO는 올해 1월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현존선(이미 건조돼 운항중인 선대) 대상의 에너지 효율규제(EEXI)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EXI를 충족하지 못할수록 탄소 발생이 높아 규제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인데요.

HMM의 전체 선복량 중 EEXI를 충족하지 못하는 비중은 33%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전세계 EEXI 미충족률 80%보다 월등한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다시 말해 HMM의 현재 선복량 중 67%는 EEXI를 충족한 친환경 선박이라는 얘깁니다.

이것만 놓고 봐도 HMM은 글로벌 경쟁사보다 더 신형의 고효율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HMM은 앞으로 화석연료 추진의 신조선은 건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 부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는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바이오 연료까지 차세대 선박 연료와 관련해 현재 회사 차원에서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선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탈탄소 규제와 관련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일종의 ‘규제적 불확실성’인데요.

지난해 말 영국 로이드리스트가 글로벌 선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3%가 규제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고민이자 자신들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줄 변수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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