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최씨 일가 우세
책임경영, ESG 경영 의지 높은 고려아연
주가 비교...고려아연 30% 상승, 영풍 27% 하락

사진설명=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 사 제공
사진설명=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 사 제공

오는 3월 고려아연 주총의 의결권 다툼을 두고 장형진 고문 일가(장씨 일가)와 최윤범 회장 일가(최씨 일가)의 지분경쟁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주주들의 민심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세가 가파른 최씨 측에 표심을 던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영실적은 최씨 일가가 장씨 일가를 크게 압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기준으로 장씨 일가가 이끄는 영풍의 매출액은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의 18.6% 수준이며, 영업이익 역시 영풍은 적자를 기록한데 반해 고려아연은 2020년(7572억 원)과 2021년(9974억 원)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당기순이익 역시 최근 5년 간 고려아연이 우위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주총은 예년대로라면 오는 3월 말경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6주 전인 2월 중순경 주총 소집을 위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11명으로 구성된 현행 이사회에서 과반이상인 6명의 임기가 이번 정기주총을 끝으로 만료되기 때문에 주총에서의 표 대결 결과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소액주주 표심 움직일 마지막 변수 '경영능력'...최씨일가 '초격차'로 우세

주총에 앞서 고려아연과 영풍 양사의 경영실적이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면서 전반적인 실적은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이 장씨 일가의 영풍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매출액 추이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매출액 추이

최근 5년 간 양사의 별도기준 매출액 격차는 2017년 3.99 조원, 2018년 4.15 조원, 2019년 3.87 조원, 2020년 4.42 조원으로 벌어져왔다. 이후 2021년 격차는 5.83 조로 더욱 확대됐다. 2021년 기준으로 영풍의 매출액은 고려아연의 18.6%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고려아연이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영업이익 추이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영업이익 추이

2017년 고려아연과 영풍은 각각 7612억 원, 249억 원의 영업이익 실적을 거뒀다. 7363억 원의 격차를 보였다. 2018년에는 두 업체 모두 실적이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6475억 원을 기록했고 영풍은 영업손실 30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9년에는 영풍이 흑자 전환에 성공해 영업이익 500억 원을 기록했고 고려아연은 7292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실적을 회복한 영풍은 2020년(235억 원)부터 실적 부진을 겪었고 2021년에는 영업손실 728억 원으로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고려아연은 2018년 실적 부진 이후 2020년(7572억 원)과 2021년(9974억 원)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2년 실적 전망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영업이익 실적 격차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6000억~70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영풍이 적자 전환한 2021년부터 9974억 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최근 5년 간 고려아연이 우위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영풍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에는 고려아연에서 배당한 막대한 배당금이 포함되어 있다.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당기순이익 추이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당기순이익 추이

영풍이 수취한 배당금 추이를 보면, 2017년 444억원, 2018년 510억원, 2019년 559억원, 2020년 761억원, 2021년 77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영풍이 수취한 총 배당금의 97.2%를 고려아연에서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풍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에서 고려아연이 지급한 배당금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최근 5년 중 3년 간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 폭은 2021년 892억원에 이르렀다.

◆ 세계적인 경영 트렌드 ESG경영, 책임경영 의지...최씨 일가가 앞서

한편, 양사의 책임경영 행태 역시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풍그룹 장 회장은 실질적으로 영풍을 경영하지만 외형상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 국회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요구 및 중대재해 처벌법 등 사법 리스크는 피하면서 총수로의 권한은 누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최창근 명예회장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경영상 의사결정을 모두 공개하고 있어 양사의 경영 행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또한 지난 9월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청에서 심각한 환경훼손을 일으킨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수년에 거쳐 낙동강 최상류에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으로 배출한 것이 적발되어, 2021년 11월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청은 영풍을 투자 대상에서 공식적으로 제외한 것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 ESG 전담 조직인 지속가능경영본부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금속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는 등 ESG 경영을 보다 체계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월 12일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기관인 S&P Global이 진행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 DJSI) 평가에서 금속광업 업계 최초로 DJSI Korea 지수에 신규 편입되는 등 ESG 경영역량을 입증했다.

◆ 소액주주 최대 관심사 주가...고려아연 30% 상승, 영풍 27% 하락

또한 지난 5년간 주가추이가 엇갈리며, 양사 시가총액 격차는 고려아연을 우위로 21년 11월에 10조 이상으로 확대된 바 있다.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시가총액 추이
사진설명=고려아연과 영풍의 시가총액 추이

2017년 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양사 주가추이를 살펴보았다. 2017년 1월 2일 1,053,000원이었던 영풍의 주가는 2022년 11월 30일에 765,000원으로 27.3% 하락했다. 2017년 1월 2일 484,000원이었던 고려아연의 주가는 2022년 11월 30일에 630,000원으로 30.2% 상승했다. 한 때 130만원을 넘던 영풍의 주가는 지난 6년간 하락해온 반면, 고려아연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자본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그 동안 지분경쟁이 격화된 고려아연에 대해 어떤 일가에 힘을 실어줄지 많은 투자자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대내외 여건을 종합한 결과 국내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은 다가오는 주총에서 고려아연 이사회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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