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호텔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한 논의 활발
객실타입 등 예약정보 넘어 가상3D 호텔 투어도 가능
고객이 객실 디자인도 바꿔 호텔 친숙도 높일 수 있어

호텔·여행업계가 위드코로나 전환과 함께 경영환경 개선을 기대했으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다시 안갯 속으로 빠져들면서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는 가운데 ‘메타버스’를 호텔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메타버스는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이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설명한 용어다. 디지털 아바타인 인간이 3D 가상세계에서 현실과 상호 작용하는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시작의 선두에는 정부의 신산업 선도전략이 있다. 일부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로 논의됐던 메타버스가 떠오른건 기술과 사회, 산업 등 세가지 측면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중심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현실과 동일한 상태에서 소통과 자아 실현의 욕구를 충족할 수단으로 떠올랐다. 기술적으로는 네트워크 고도화, 디바이스 대중화, 컴퓨팅 성능 향상에 힘입어 발전했다. 

산업적으로는 웹2.0의 성숙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돌파구에 대한 기대와 노력의 일환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다. 공유경제, 구독경제를 넘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지향하는 프로토콜 경제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페이스북을 메타로 변경한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회사 인수와 같이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비ICT 기업은 지식재산권과 메타버스와의 접목 포인트를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관련 기업들은 연합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단어는 바로 ‘멀티버스’다. 구글,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들을 자유롭게 서핑하듯이 메타버스 플랫폼 간의 이동 또한 자연스러운 멀티버스에서 아바타를 통해 현실의 경험을 확장하고, 디지털 자산의 생산과 유통, 타인과 협업하고 소통하는 모든 활동을 몰입감 있게 영위할 수 있는 세상으로 대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대전환에 이어 디지털 공간의 대전환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점, 선, 면, 공간의 전환에 통신 네트워크와 시각화 기술의 발달로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더 실감나는 콘텐츠에서 돈을 버는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현실에서 창출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고, 현실보다 더 큰 단위의 돈을 벌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이 출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비즈니스는 글로벌이 기준이 된다. 암호화폐 역시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화폐이고, 이 질서를 잡는 도구가 NFT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메타버스에서는 단순히 콘텐츠를 시청하는 개념이 희석되고 실제로 가상세계에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사람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협업하고, 놀고, 어울리고, 여행하고, 쇼핑할 수 있는 신대륙이 출현한 것이다. 신원확인 없이 은행계좌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바로 메타버스다. 

그렇다면 호텔 비즈니스에서 메타버스는 어떤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까? 호스피탈리티 비즈니스의 주요 과제 중의 하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원활한 예약 프로세스와 이색적인 숙박 경험에서 가치 있는 패키지 제공에 이르기까지 OTA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고객 경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모바일로 접속할 수 있는 각종 여행관련 정보 없이 여행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고객의 경험은 숙박시설 조사에서 시작돼 메타버스와 접목된다면 고객이 첫번째 경험하는 호텔예약 프로세스가 진일보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은 현재와 같이 객실 타입, 가격, 기능과 같은 객실 예약에 대한 필수 정보를 넘어 가상3D 호텔 투어를 경험할 수 있다. 

기존의 사진 정보를 보는 가상현실 서비스를 넘어 자신만의 디지털 아바타로 체크인 전에 호텔이나 리조트를 가상으로 걸어 다닐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얻는 체험은 정적인 이미지로는 전달할 수 없는 객실, 장식, 편의 시설과 주변환경, 소리까지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실물보다 더 실물같은 3D호텔 투어는 고객에게 호텔 결정에 대한 확신을 주고 직접 예약과 전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호텔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는 경우가 이를 뒷받침한다.

래디슨(Radisson)호텔이 바로 언리얼로 만든 디지털 어셋과 실제 건축 이미지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고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3D로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3D 안에서 인간의 오감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예약으로의 구매 전환율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건축 전인 호텔이라도 프로모션과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투숙객의 만족도는 모든 호텔 비즈니스의 성과 지표이기 때문에 양방향 객실 체험과 호텔이 지향하는 세계관을 체험하게 하는 것은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호텔의 스타일링에 고객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실제로 메타버스 호텔에서는 객실의 디자인도 투숙객이 바꿔 보는 체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간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면서 고객과 함께 만드는 객실을 선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로 전환하는 올해는 호텔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잠재력이 높은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콘텐츠를 생성해 투숙객이 팬덤 비즈니스 참여자가 되어, 그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 제공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호텔에서는 마이스산업도, 대형 콘서트 공연도 코로나 영향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결국 호텔 비즈니스는 브랜드 기반 공간대여 사업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고, 나아가 공간 플랫폼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불가능이 없다. 기획력, 기술력 그리고 콘텐츠를 끊임없이 유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업이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 서동원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융합한 공간개발 플랫폼 '스테이션블록'의 대표다. 이와 함께 역세권 임대주택개발연구소장,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건축기술인회 건축IT사업관리 활동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