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가 고부가 산업 육성을 목표로 삼으면서 인수합병(M&A)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과감한 M&A로 새로운 사업인 '바이오' 분야에 뛰어드는가 하면, 연관성 높은 고부가 제품 생산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잇달아 인수해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다.

LG화학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 조감도. [자료:LG화학]
LG화학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 조감도. [자료:LG화학]

LG화학은 지난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레드바이오(제약·의약) 사업에 발을 들였다. 시장규모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레드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LG화학은 이에 앞서 팜한농을 인수하며 그린바이오(농화학) 분야에 진출했다. 팜한농은 국내 작물보호제 시장점유율 1위(27%), 종자·〃비료 시장 점유율 2위(19%)를 차지한 국내 1위 그린바이오 업체다. LG화학은 바이오 기업 합병을 통해 기존 에너지와 물에 이어 바이오까지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 LG화학이 신사업 실적을 얼마나 빨리 끌어 올리는지가 회사의 미래를 바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종합화학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로 선정한 자동차와 포장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다우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 인수를 완료하고 고부가 포장재 시장을 공략했다. EAA는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 수지 중 하나로 알루미늄 포일이나 폴리에틸렌 등 포장재용 접착제로 활용된다.

다층 포장재 필름 구조 예. [자료:SK이노베이션]
다층 포장재 필름 구조 예. [자료:SK이노베이션]

회사는 다우의 포장지 소재 기술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도 인수했다. PVDC는 고부가 포장재 산업의 핵심 분야인 배리어 필름(Barrier Film) 소재군 중 하나다. 수분·산소로부터 내용물의 부패, 변형을 막는 기능이 탁월해 높은 수준의 외부 차단성을 요구하는 냉장·냉동 육가공 포장재 원료로 쓰인다.

SK종합화학은 EAA에 이어 PVDC 사업까지 인수하며 패키징 화학 소재 영역의 주요 제품군을 갖춘 종합 포장소재 전문 화학 기업으로 도약했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통해 인도네시아 고기능합성수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공장을 인수했다. 이곳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ABS를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 개발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진 만큼 ABS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선점 전략을 폈다.

롯데첨단소재는 국내 여수공장에서 연간 ABS 67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세계 5위에 해당하는 생산규모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에도 연간 30만톤 규모 신규 ABS 공장을 건설하고, 롯데그룹 화학부문 해외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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