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임기를 1년 10개월 남기고 사임한다. 지난 정권에서 선임된 발전공기업 사장 중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이 사장이 퇴임하면서 전력그룹사 수장이 모두 현정권 인사로 재편된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
이관섭 한수원 사장

1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 사장은 사임의사를 밝히고 19일 퇴임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1월 취임한 이 사장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다.

이 사장의 사임은 예상된 바다. 지난 정부가 임명한 발전공기업 사장이 앞서 모두 사임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사업당사자로서 정부 방침에 반하는 건설 재개 입장을 대변했다. 사장직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사장은 역대 한수원 사장 중 가장 굴곡이 많았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탄핵정국에 한수원 사장으로 부임해 업무 초기부터 대선후보 탈원전 공약의 견제를 받았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때는 공기업 사장으로 공사 일시정지를 결정하는 등 난감한 상황도 겪었다. 최근에는 여야 간 정치 공방 속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 위기설까지 나돌아 생채기를 입었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묻혔지만 성과도 많았다. 한수원의 수출형 원전 모델 'APR 1400'이 지난해 10월 유럽사업자 인증을 통과했다. 지난해 말 한국전력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기여했다.

올해 한수원은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운전 개시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원자력 산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바라카 원전 상업운전 시점까지 남아주길 바랬지만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원자력계는 후임 사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변하지 않은 데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국내 신규 원전 건설 없이 수출만 가능한 상황이다. 후임자로 '반원전' 인사 이름도 거론된다. 자칫 부적절한 인사가 이뤄지면 수출 사업마저 정상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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