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비축한 광산물을 민간 기업이 빌려쓴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민간 기업에 비축 광산물을 대여해 주목받았다. 올해 4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광물자원공사의 비축 광산물 민간 대여사업의 첫 사례다. 수급차질로 철강 소재 생산차질에 직면했던 민간 기업이 광물자원공사로부터 자원을 인수받아 위기를 넘겼다.

군산비축기지에 저장돼 있는 희유금속들.
군산비축기지에 저장돼 있는 희유금속들.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국내 민간기업 A사에 군산 비축기지에 보관된 페로티타늄 90톤을 대여했다. 국내 철강제조사에 소재를 납품하는 이 기업은 페로티타늄 수입처의 선적 지연으로 예상치 못한 수급차질을 겪었다. A사는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광물 대여를 신청, 심사를 거쳐 대여물을 인수했다.

비축 광물 대여사업은 민간의 개별적인 수급위기에 대비해 광물공사가 국내에 보관한 희유금속 10개 광종(크롬·몰리브덴·안티모니·티타늄·텅스텐·니오븀·셀레늄·갈륨·지르코늄·희토류)을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민간업체에 대여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군산 비축기지에 모아놓은 희유금속 전략 광물 물량이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지난 4월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군산에 저장된 비축광물은 국내 수요 기준 50일 이상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A사는 국내 철강제조사 협력사로 페로티타늄을 사용해 철강 제조에 필요한 첨가제를 공급하던 곳이다. 당초 들여오기로 한 페로티타늄 물량이 늦어지면서 비축 광물 대여 서비스를 이용했다.

페로티타늄은 가벼우면서 경도도 높아 3D프린팅, 의료산업 등 4차 산업혁명 경량소재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올해 1월에는 ㎏당 3.72달러하던 것이 3월 4.43달러를 기록하는 등 계속 가격이 상승하는 광물이다.

비축 광물 대여서비스는 A사처럼 수급차질 상황은 물론, 국제 자원시세변동으로 특정 광물가격이 순간적으로 치솟을 때 전략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빌린 광물은 3개월 안에 같은 광물로 상환하면 된다. 상환 시기는 연장 가능하다.

광물자원공사는 비축 광물 민간대여 첫 사례를 시작으로, 활용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최근 티타늄, 갈륨 등 최첨단 기기에 들어가는 희유금속이 4차 산업혁명 관심과 함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비축자산을 활용해 희유금속의 수급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민간 대여사업에 기업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페로티타늄 가격변동 추이>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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