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업계가 정부의 탈(脫)원전에 이어 탈석탄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국가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 이미 확보된 전원을 포기하는 것은 위험이 따르고, 석탄화력 자체도 기술발전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진에코파워, 포스파워, 강릉에코파워 등 신규 석탄화력 사업자들은 23일 이채익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석탄발전의 역할과 미래'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를 개최한 사업자들은 6차 전력수급계획 당시 확정된 석탄화력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이다. 지역 민원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부가 탈석탄 정책까지 발표하면서 석탄화력 분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토론회를 추진했다. 석탄화력 기술발전 현황과 이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 저감 추이를 공유하고 탈석탄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석탄화력 오염도가 기술발전으로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기환경 문제만을 놓고 이를 배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탈원전 및 탈석탄 정책에 대해서도 국가 전원믹스 전환을 추진하려면 정책적 설비 제한보다 시장규제 등을 통해 사업여건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이 두산중공업 상무는 올해 6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보령 1호기 사례를 통해 최근 석탄화력 기술 수준을 알렸다. 신보령 1호기는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초초임계압(USC) 주기기가 설치된 발전소다. 설비용량 1000㎿인 신보령 1호기는 기존 500㎿ 규모 임계압 발전소와 비교할 때 효율은 7.62% 상승했고, 석탄은 시간당 25.9톤을 적게 사용한다.

연간 석탄 소비량이 거의 절반에 가까워 대기오염물질 배출도 그만큼 적다. 여기에 최신 환경설비를 설치하면 오염물질 배출은 크게 줄어든다. 질소산화물은 임계압 발전소 대비 140ppm에서 10ppm으로 93% 줄었고, 황산화물도 70ppm에서 15ppm으로 79% 덜 배출한다. 입방미터당 25mg이 배출되던 먼지는 5mg으로 줄어 80% 개선됐다.

김 상무는 "USC 기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석탄화력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며 "OECD에서 인정한 수출금융 지원이 가능한 고효율·친환경 기술로 지속적인 개발과 이를 통한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도영 동신대 교수는 정부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전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 신뢰도임을 강조하며 가용자원을 포기하고 특정 자원에 의존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오염에 대해 제조업과 도로 및 비도로 이동 오염원보다 에너지산업이 미세머지를 더 적게 배출한다는 환경과학원 국가오염물질 배출량 정보를 근거로 대기환경만을 위해 석탄화력을 에너지믹스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삼척화력, 당진에코파워 등 현재 계획 중인 4개의 석탄화력 사업이 무산될 경우 매몰비용이 1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향후 기술 발전과 여건 변화에 대비해 어떤 기술 자원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에너지 정책은 법과 규제를 통해 집행해 방침을 제시하고, 발전소 건설과 시장 참여 여부는 사업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정형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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