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원자력·방사선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개봉한 원전 영화 '판도라'가 누적 관객 수 450만명을 훌쩍 넘기는 등 일반인에게 원자력은 낯선 영역이 아니다. '2017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일반인이 원자력을 두고 막연한 공포를 느끼기보다, 원자력 활용으로 얻는 생활 속 편리함을 알리는 장이 되도록 했다.

원자력과 방사선은 전문 영역이어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관련 정보는 제한적이다 보니 근거없는 '루머'가 많이 형성된다. 엑스포에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질문 10가지를 선정해 한은옥 한국 원자력 안전아카데미 교수, 허균영 경희대 교수와 '팩트 체크'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Q:영화 판도라 같은 상황을 일어나지 않는지. 국내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에 안전한가?

A:(한은옥)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 위험성 때문에 안전설계가 엄격하다. 지진발생 시 제어봉이 자동으로 작동해 핵분열 반응을 멈춘다. 국내 발전소는 비상 디젤 발전기를 설치해 추가 안전장치로 대형 사고를 막는다.

Q:방사선 피폭의 위험성과 원전사고 발생 시 비상상황 대처는 어떻게 하나?

A:(한은옥)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CT촬영 등은 방사선이 통과해 지나갈 뿐 인체에 남지 않는다. 250m㏜는 인체에 영향이 없으며, 방사선 의료기기는 식양청의 검증된 기기만 허용한다. 치료목적이나 암 같은 질병을 조기 발견한다는 목적으로 사용될 때 방사선으로 받는 피해보다는 얻는 이득이 훨씬 많다.

Q:방사선 피폭과 영향은?

A:(한은옥)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총 134명이 높은 방사선량에 피폭돼 28명이 사고 후 수개월 내 사망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2013년 경계·피난구역의 임산부와 어린이 중심으로 피폭선량을 검사했다. 내부피폭은 99.9% 이상에서 예탁실효선량이 1m㏜ 미만, 최대 3.5m㏜로 나타났다. 예탁실효선량은 체내에 들어온 방사성물질로 받을 수 있는 내부피폭 선량을 성인은 50년, 어린이는 70세까지 산정한 후에 합계한 것이다.

최근 국제환경역학회는 후쿠시마현 아동 중에 갑상선암 환자 비율이 일본 내 타 지역의 12배에 달한다며, 이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구 평균 매년 약 2.4m㏜정도 피폭된다. 세계 인구 중 176만명이 연 평균 10m㏜ 이상의 자연방사선에 피폭돼며 살아간다. 일반인의 1년 동안 방사선 허용기준(원전)이 1m㏜인데, 일상생활의 자연방사선 노출이 건강에 유해하다는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

Q:의료 방사선, 위험한가?

A:(한은옥)방사선피폭으로 생명을 살리고 질병진단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 100m㏜ 방사선량은 안정범위로 건강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의료 피폭량이 급격하게 증가했음에도 우리는 장수한다. 요즘 장비는 안전범위 내에서도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장비를 개발한다.

Q: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A:(한은옥)방사선 측면만 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와 이전인 2010년과 비교했을 때 공기 중 방사능 수치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 시점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우리나라에 미친 방사선의 영향 근거를 찾기 쉽지 않다.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이 높아졌지만 실제 국내 대기 중 방사선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된 부분은 없다고 할 수 있다.

Q:기후변화와 원자력, 대체에너지로서의 원자력의 미래는?

A:(허균영)원자력발전소 하나를 돌려서 얻는 전기를 태양광 또는 풍력으로 얻으려고 한다면, 간단한 계산으로는 어렵다. 태양광과 풍력은 입지와 자연조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개략적으로 20배에서 200배까지도 더 필요하다. 모든 에너지원은 나름대로 전략적 가치가 있어 상호 경쟁과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원자력에너지는 경제,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지속돼야 하는 현실적인 대체 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는 장기, 지속 투자로 개발해야 하는 에너지다.

Q:원전 온배수,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나?

A:(허균영)냉각수는 완전히 분리된 배관으로 흐르기 때문에 원자로에서 발생되는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수 없다. 만일 바닷물이 흐르는 배관이 손상이 되더라도 오히려 바닷물이 발전소 쪽으로 빨려 들어온다. 단지 자연해수보다 수온이 올라간 상태에서 배출될 뿐이다. 우리나라는 법률로 온배수로 변하는 환경 영향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게 돼 있다. 온배수가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Q:사용후핵연료, 안전하게 처리되는지?

A:(허균영)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하고 배출된 핵물질이다. 사용 전과 후는 핵분열 반응 때문에 물질 구성이 바뀌고, 뜨거운 열과 높은 방사선을 발생시킨다는 점이 달라진다. 보통 사용후핵연료 관리는 3단계를 거친다. 원자로에서 빼자마자 원자로 옆에 큰 수조에 담근다. 이를 '임시저장'이라고 부른다.

어느 정도 상태가 안전해지면 발전소 외부의 콘트리트 용기로 옮기는데 이를 '중간저장', 마지막으로 땅 속 깊이 묻어 폐기하는 것은 '처분'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임시저장을 한다. 우리나라는 중저준위 폐기물처분장을 경주에서 운영한다. 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이 필요한데 정부와 지자체, 지역주민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Q:원전의 수명과 해체 방법, 우리가 해야 할 준비는?

A:(허균영)국내에 1970~1980년대에 지어진 원전이 많아 2030년 이후에는 상당수 원전 해체가 예상되고 향후 수백조원에 해당되는 해체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형원전 해체 경험이 없고, 세계적으로도 해체가 완료된 사례가 많지 않다.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제대로 해체하면 미국의 빅락포인트 원전 사례처럼 15년 정도면 자연으로 돌아온다. 미국 빅락포인트 원전 부지는 20년 전 발전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호숫가다. 주변에는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다.

Q: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오해, 신뢰회복을 위해선?

A:(허균영)우리나라는 원전을 수출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술 강국이다. 2010년까지는 원전 수출 등으로 원자력에 긍정적 요인이 많았다. 이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 비리 문제, 생활방사선 문제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경주 지진으로 부정적 인식에 정점을 찍었다.

정부는 결론만 전달하고 있고, 과정 설명은 없다. 결론도 생소한 전문용어로 설명해 국민이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여기는 것 같다. 정보가 투명하게 유통되도록 해 찬반 측의 정보 불균형을 최소화해야 한다.
송혜영 기자 hybrid@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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