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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타운’ 홍천을 가다
2015년 11월 30일 () 08:48:17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친환경에너지타운 강원도 홍천군 소매곡리.
#. 강원도 홍천군 소재 작은 시골마을 소매곡리. 이곳은 그동안 가축 분뇨 처리시설과 하수 처리장이 입지해 ‘악취마을’로 유명했다. 마을 근처에서 악취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옆 고속도로를 지날 때 자동차 창문을 닫고 있어도 악취가 스며들어올 정도였다. 그랬던 소매곡리가 오명을 벗고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고품격 도시이자 전국적 롤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8대 에너지 신산업 중 하나인 친환경 에너지타운 사업에 참여해 생명력 넘치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는 소매곡리를 찾았다.

 

서울을 벗어나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 방문한 소매곡리 입구에 들어서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친환경 에너지타운으로 거듭났다고 하지만 기존 가축 분뇨 처리시설과 하수 처리장 때문에 악취가 조금은 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차문을 열어도 아무 악취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태양광·소수력 발전 시설과 가축 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 에너지 생산 단지를 올해 말 준공 목표로 120억여원을 들여 조성 중이다. 이를 통해 혐오·기피 시설이 밀집돼 활력을 잃어가던 마을이 생기를 찾고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자립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악취 원인으로 애물단지였던 하수 처리장 위에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한창이다. 이 태양광 발전소는 주민협동조합과 SK가 공동 출자해 340㎾급 규모로 지어진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수입을 더해 연간 약 5200만원 수익 발생이 기대된다.

SK가 태양광 발전소 투자금 약 9억원을 기부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은 기부금에 더해 각자 출자한 지분만큼 수익금을 배당받게 될 전망이다. 마을에 56가구가 살고 있다는 것을 계산하면 가구당 연간 100만원씩 돌아간다. 한 달 전기요금을 5만~8만원 낸다고 해도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판매 비용으로 모두 상계돼, 주민들은 사실상 무료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악취 원인이던 가축 분뇨를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도시가스로 정제, 난방용 에너지로 공급해 주민 연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홍천군과 강원도시가스가 참여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에서는 하루 2000㎥ 도시가스를 생산한다.

가축 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소화조에서 20일 정도 소화시키고 가스를 포집해 전처리 시설에서 황과 수분·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이후 부족한 열량을 액화석유가스(LPG)로 보충해 도시가스 기준인 1만200㎉로 맞춰 공급한다. 생산된 도시가스는 1차적으로 마을에서 사용하고 남은 가스는 도시가스 배관으로 외부에 판매한다.

이 지역 도시가스요금은 현재 ㎥당 800원 수준이고, 바이오가스 판매가격은 400원 정도다. 홍천군은 ㎥당 400원에 바이오가스를 강원도시가스에 판매하고, 강원도시가스는 마을에 800원에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홍천군에서 가구당 연간 1000㎥까지는 바이오가스 판매수익을 그대로 보전해주기 때문에 마을 주민은 절반 가격인 ㎥당 400원에 도시가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수처리장 방류수 배출구에는 홍천강과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25㎾)을 설치, 생산되는 전력은 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사용한다.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한 퇴비, 액비도 생산·판매해 수익을 주민 복지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커뮤니티센터 건설과 더불어 홍천 강변을 따라 해바라기와 야생화 꽃길을 조성하고, 카약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으로 주민은 향후 연간 약 1억4600만원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주민이 사업주체가 돼 주인의식을 발휘하는 등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이 본격화된 이후 각종 악취·혐오시설로 사람이 떠나며 소외됐던 마을에 새바람이 불면서 소매곡리 마을 가구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 성공은 에너지·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이농현상과 고령화라는 고착화된 농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업화 모델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신산업정책단장은 “친환경 에너지타운은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발상 전환으로 창조마을로 바꾸는 신개념 새마을운동으로써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단장은 “정부는 사업이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적극 협조하고 주기적으로 추진 상황을 점검해 향후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 같은 롤모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천=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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