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EV)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EV'이 한번 충전으로 169㎞ 이상 주행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효율이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개조형 전기차가 주류였던 한국 전기차 업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12일 본지가 입수한 현대차 기술자료에 따르면 오는 5월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EV'는 LG화학 28㎾h급 리튬이온 배터리와 현대모비스 88㎾급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전기모터는 117마력에 토크 31.5Kg-m로 최고 속도는 150㎞/h 이상이다. 닛산 '리프(Leaf)' 등 국내외 동급 경쟁 모델보다 뛰어나다.

현대차가 자체 테스트한 1회 충전에 따른 평균 주행거리는 169㎞에 달한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 배터리 용량은 불과 1~3㎾h 늘었지만, 주행 성능은 30%가량 향상됐다. 전용 플랫폼에 따른 차량 경량화나 구동 효율을 높였고 배터리 충전 성능이 높아졌다. 이용자 주행거리 불만이 해소될 전망이다. 한국 시장 가격은 4200만~4300만원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전기차 1회 충전 후 평균 주행거리는 169㎞로 운전습관에 따라 그 이상 거리도 달릴 수 있다"며 "지금까지 국산 개조형 전기차와 비슷하지만 최적화 기술로 경량화와 구동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자동차부품연구원 인증시험 후 상반기 내 한국과 미국 등에 출시한다.

'아이오닉 EV' 출시로 한국 전기차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개조한 전기차가 주류였던 한국 시장에 전용 플랫폼 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적화한 설계·엔지니어링 기술로 지금까지 국산 전기차와 다른 주행 거리와 구동 성능을 맛볼 수 있다.

소비자 선택폭이 다양해진다. 나아가 한국에 진출한 전기차 업계 성능 개선과 가격 인하 등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소비자 역시 주행성능 불만이 점차 해소되면서, 친환경 등 전기차 시장에서의 우호적 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차 가격 또한 시장 활성화를 부추길 전망이다. '아이오닉 전기차(EV)' 가격은 한국 시장 상위권 모델 가격과 비슷한 4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했다. 기존 전기차 업계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경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2000만원 초반에 구매가 가능하지만, 신형 모델에다 최고 성능을 갖춘 만큼 비슷한 기존 가격으로 경쟁하는 건 무리다. 이에 1·2위를 다투고 있는 기아차 '쏘울EV'와 르노삼성 'SM3 Z.E' 가격 인하가 유력시 된다.

차량 성능 개선에도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기아차와 르노삼성은 내년 순수전기차를 비롯해 업그레이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주행연장전기차(EREV)인 2016년형 '쉐보레 볼트'를 연내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다. 이 차는 1회 충전 및 주유로 최대 676㎞ 거리를 주행한다. 폭스바겐 등 다수 글로벌 전기차 업계가 향상된 성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한국 출시를 서두르는 상황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테슬라 등과 같은 순수전기차 다운 파격적 변신은 없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기존 개조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뒷자석 하단부터 뒤 드렁크 일부 공간에 위치했으며 보닛 자리에 별도 트렁크를 마련하지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전기차 출시는 국산 최초 양산형 순수전기차로 배터리와 모터에 국산기술로 완성된 만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태준 기자 gaiu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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