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 중소전력망) 적용 가능 지역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시장규모도 당초 시장조사기관 예상치를 몇 배 이상 웃돌거나 최소 갑절 이상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신기후체제 대응이나 비(非)전력화 지역 전력화 편입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연관 비즈니스모델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한발 앞선 구축한 경험과 실증을 해온 우리나라로선 시장 기회가 더 커지는 셈이다.

6일 삼정KPMG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0만명 이상 100만명 이하 도시를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대상 도시로 확대 조사한 결과, 총 2837개 지역에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통상 인구 1만명 이하 수준 소도시 또는 섬지역·오지가 주 타깃이 돼왔다.

산업계가 기존 대상지역보다 더 큰 규모 도시까지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 도래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체계 구축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주요시장 형성 국가도 기존 개도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 기존 선진국까지 포함됐다. 개도국은 신규 인프라 구축 또는 전력망 개선 차원에서, 선진국은 탈 화석연료 차원에서 각각 마이크로그리드 도입 요구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인구 65만명을 바라보는 제주도 카본프리아일랜드(탄소 없는 섬) 사업비가 3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세계 2837개 지역에서 벌어질 총 사업 규모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100조원은 쉽게 넘긴다는 관측이다.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규모 시장까지 합하면 업계가 그동안 전망해 온 23조원 시장규모는 터무니없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가장 많은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아시아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인구 10만명 이상 100만명 이하 도시가 가장 많이(43%) 분포돼 있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사업 발굴도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지금까지는 에너지 인프라가 낙후된 개도국이 주요 사업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휴양지 리조트 등을 대상으로 한 모델이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한국전력, LG CNS 등 기업 차원의 마이크로그리드 수출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단위사업 수주 성과도 점차 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업계 관계자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세계 각국 의지가 더해지면서 마이크로그리드 수출 가능 시장이 당초 예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며 "선진국 낙후 전력망 전환 프로젝트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단위 사업 등 부가적 수익까지 감안하면 향후 시장 규모를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greendaily.co.kr

<표>세계 인구 100만명 이하 도시 현황(단위:개)

【표】자료:UN 세계인구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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