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나프타 제조용 원유와 대체재인 액화석유가스(LPG) 할당관세를 인상한 데 이어 수입 나프타 과세도 검토하고 나섰다. 석유화학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데다 대체재인 LPG도 이미 과세 받고 있어 원가 상승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2016년도 상반기 할당 관세 규정안'을 확정한다. 이날 수입 나프타 과세 여부도 결정된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산업 핵심 원료다. 수입 나프타 기본 관세율은 0%다.

정부는 1%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 이런 내용을 이미 전달했다. 석화업계는 강력 반대 분위기다. 경쟁력 훼손을 우려했다. 업계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나프타 공급만으로 수요를 못 채우고 있다. 전체 수요 55%를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 나프타 과세는 직접적 타격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올해 초 나프타 생산 원유 할당관세를 0%에서 1%로 인상한 것만 해도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 연구용역에 따르면 나프타에 관세 1%P 부과 시 플라스틱 원료인 합성수지는 0.6%P, 의류 원료인 합섬원료는 0.72%P, 타이어 원재료인 합성고무는 0.7%P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 인하를 계속 요구했는데 오히려 수입 나프타 과세까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유가가 떨어지면서 관련 세입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석화업계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지금 분위기는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수입 나프타 과세로 대체재인 LPG 가격경쟁력이 상승한다는 전망도 있지만 업계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두 원료 간 가격차로 대체 효과보다는 나프타 가격 경쟁력만 줄어들 것으로 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입 나프타뿐 아니라 다른 품목도 할당관세 부과 여부나 변경 내용이 결정된 것이 없고 29일 최종 결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1996년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왔다. 할당관세는 특정 품목 가격 안정을 위해 기본 관세율 기준 40%포인트 범위에서 세율을 내려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최호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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