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공간과 일반 내연기관차 주차공간을 섞어 놓은 공용 충전·주차 공간 모델이 나와 주목을 끈다. 별도 사용자 인증절차 없이 차량 번호판을 자동 인식해 충전 혹은 주차한 만큼 요금을 정산하고, 충전기 하나로 다수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 경제성과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일반차 충전 공간 점유에 따른 분쟁이나, 충전 공간에 일반차를 세울 수 있는 활용도 측면에서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기차서비스(대표 고현종)는 주차사업자를 위한 순수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겸용 충전·중앙관제시스템 '파시(PACI: PAking Charging Infra)'를 내년 7월부터 제주에서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충전기 하나로 최대 5대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멀티형 충전인프라가 구축된다. 한국전기차서비스는 향후 수요에 따라 '태양광발전+에너지저장장치(ESS)' 융합 모델을 추가해 에너지자립형 충전공간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국전기차서비스가 제주에 구축할 충전인프라 사업모델 '파시(PACI)' 개념도.>

파시는 전기차나 일반차 전용 모습을 탈피해, 서로 섞여 있는 공간모델로 디자인됐다. 기존 전기차 단독충전소와 달리 멀티형 충전인프라로,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와 주차용 일반 차량을 자유롭게 주차하더라도 충전·주차 요금을 구분해 부과하도록 설계됐다. 전기차뿐 아니라 일반 차량도 같은 주차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렌터카나 카셰어링 업체가 서비스하는 전기차 충전·주차 요금 정산에도 유용할 전망이다.

파시는 제어기를 포함된 21㎾급 중속충전기에 5개 충전기(소켓)로 구성됐다. 5개 충전기는 충전용 코드와 번호판 인식카메라 등 최소 기능만 장착해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충전기당 최대 7㎾h급 완속충전기 역할을 제공한다. 이는 하나의 입력 전력을 다수 충전기 출력에 적절하게 배분하는 전력 셰어링 기술이 주효했다. 충전인프라 구축비용도 완속충전기 5대와 비교하면 50%가량 저렴하다.

소켓형태 충전기에서 주차된 차량 번호판을 인식한 후 충전에 필요한 전원을 인가하는 방식이다. 이후 중속충전기 제어기를 통해 5개 충전기 전기사용량과 주차 이용 시간 등 데이터를 주차관제시스템과 연동해 과금하게 된다. 기존 개인이 휴대하는 RF 카드를 이용한 사용자 인증 절차가 필요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주차장에 독립적으로 설치돼 운영하며, 통합 관리서버를 통해 여러 주차장을 한몫에 관리할 수 있다. 해당 주차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렌터카 등 차량서비스 업체와 연동하면 외부에서 과금 정산도 가능하다.

고현종 한국전기차서비스 대표는 "파시는 그동안 높은 가격과 일반차 운전자 불편으로 많은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한 서비스 모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관제 및 운영 등 관련 기술을 확보한 후 7월부터 제주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준 기자 gaiu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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