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전기자동차 'i3'를 한 번 충전하면 얼마나 주행할까. 한 번 충전에 130㎞를 주행한다는 말을 믿고 구입했지만 실제 100㎞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배터리 밸런싱 문제가 제기됐다.
10일 제주에 사는 사업가 K씨는 "지난해 5월 BMW i3를 구입한 후 2만㎞를 탔지만, 충전 후 주행거리 100㎞를 넘긴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제주시에서 한림까지 25㎞인데 한 번 충전으로 두 번 왕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K씨는 "(한 번 충전에) 90㎞만 주행한다는 생각으로 탄다"며 후회했다. 서울 거주 C씨는 "배터리 잔량을 주행 가능한 거리로 환산해 표시하는 화면에 10㎞ 미만부터는 ㎞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BMW i3 배터리 용량은 21.8㎾h로 다른 전기차 모델(24㎾h~27㎾h)과 비교하면 10~20% 적다. 대신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차체를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1500㎏ 이상 나가는 다른 전기차 모델에 비해 200kg 이상 가볍다. 배터리 용량은 작지만 가벼워 오래탈 수 있다는 게 BMW 주장이다.
배터리 밸런싱이 떨어진다는 의혹은 그래서 나왔다.
전기차 운영업체 관계자 S씨는 "전기차 여러 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i3 주행 성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급속충전기로 끝까지 충전하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고, 완속충전 때는 정상치를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이런 현상이 전기차 배터리셀이 균일하게 충전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배터리에 골고루 충전된 후 주행과정에서 균일하게 방전돼야 하지만 균일성이 떨어지면 배터리 용량이 들쭉날쭉해진다는 것이다. 전기가 다 채워지지 않았는데 충전 완료 신호를, 잔량이 충분한데도 방전 신호를 보내는 현상이 나타난다.
BMW코리아는 운전자 습관에 따라 주행거리는 얼마든지 달라질 뿐 배터리 밸런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배터리 밸런싱 문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지만 일부 불만이 제기돼 관계 부서와 테스트한 결과 급하게 운전했을 땐 평균주행거리 108㎞, 가속·급정거를 최소화하면서 운전했을 땐 130㎞를 달렸다"며 "전기차 특성상 운전자 습관에 따라 주행거리 편차가 크다"고 반박했다.
박태준 기자 gaiu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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