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자력발전 기술 향상에 기여해온 개선형 표준원전 OPR1000 모델이 신월성 1·2호기에서 마지막 임무를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월성 1·2호기를 마지막으로, 앞으로 신규건설은 모두 수출형 모델인 APR1400 이상급으로 전환한다.
한수원은 9일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신월성 1·2호기(가압경수로 1000㎿) 준공기념식을 열었다.
신월성 1·2호기는 우리나라 23·24번째 원전이자, OPR1000 모델로 건설된 마지막 원전이다. 이후, 원전은 1400㎿급 APR1400으로 건설된다. 신월성 1호기는 2012년 7월, 2호기는 올해 7월 각각 준공돼 연간 우리나라 총발전량의 3.0%인 158억㎾h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대책으로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23건 추가 개선사항을 건설단계부터 적용했다. 전원 없이 작동하는 수소제거 설비와 이동형 발전 차량 설치,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 비상냉각수를 외부에서 주입할 수 있는 냉각유로 추가 등이 대표적 개선 사항이다.
신월성 1·2호기는 OPR1000으로 지어지는 마지막 모델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OPR1000은 우리나라가 수출형 원전인 APR1400과 차세대 원전인 APR+ 개발까지 기술적 경험을 갖추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모델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원전 산업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하루하루 운영될수록 대내외적 원전기술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어려움도 많았다. 지금은 한국 원전산업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았지만 원전 국산화 길은 멀고 험난했다. 첫 시도였던 한빛(영광) 3·4호기 원전 건설부터 안전성을 우려한 주민반대에 난항을 겪었지만, 지금은 고리·월성·영광·울진에 10기 원전 모델로 지어지면서 국가 전력산업을 이끌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과 운영노하우를 키운 주역이다.
한수원은 신월성 1·2호기 운영기간 중 지역 지원사업, 지방세 납부 등으로 약 1조7000억원 규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다음 달 한수원 본사 경주 이전 등 지역상생 경영으로 정부3.0 패러다임에 발맞춘다는 취지도 담겼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신월성 1·2호기는 국가경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한수원은 앞으로 경주 지역기업으로서 주민과 소통하고 상생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수성 국회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권영길 경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건설사 관계자, 경주시민 등 1000여명이 함께 했다. 건설공로자 10명에게 훈·포장, 표창이 수여됐다.

조정형기자 jenie@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