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독일에서 주파수조정(FR)용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 배터리 공급권을 따냈다. 배터리 금액만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을 제외한 해외 FR ESS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가 대량 공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FR용 ESS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지위가 공고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독일 5위 발전기업 스테악이 내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자를란트주 여섯 개 지역에서 벌이는 ESS 구축사업에 배터리 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사업은 유럽 ESS 솔루션업체 니덱이 LG화학 배터리로 ESS를 완제품화한 뒤 구축한다.
LG화학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지금까지 나온 FR용으로는 세계 최대인 140㎿급으로 1만가구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최근 독일 정부는 자국 내 신재생에너지 등 민간 발전 비중이 급증함에 따라 국가 기간망을 보호하고자 발전소에 FR 설비 등 실시간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법제화했다. 최근 독일 대형 발전사는 기존 발전소에 ESS를 추가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LG화학 추가 배터리 수주 여지가 충분하다.
LG화학은 니덱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독일을 비롯한 유럽 ESS시장 공략에 매진한다. LG화학은 국내외에서 올해만 400㎿h 넘는 ESS용 배터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 ESS용 배터리 출하량 절반(50%)이 넘는 규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일본 B3는 지난해 세계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출하량을 764㎿h로 추산했다.
LG화학은 올해 2월 일본 상업용 31㎿h 규모 ESS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북미 듀크에너지, 전력기기 유통업체 젝스프로 등과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지난 7월에는 한국전력 FR용 ESS 구축사업에 23MWh를, 한국남동발전 풍력발전 연계 ESS에도 16MWh 규모 배터리 공급권을 따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력회사, 발전회사·전력부품업체 등과의 구축 경험에 바탕을 두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이어 ESS분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초대형 ESS 프로젝트 수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강력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FR용 ESS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에 따라 북미, 유럽 등 세계 모든 지역에서 대규모 배터리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조정용(Frequency Regulation) ESS= 순간적 전력 수요 급변에 대응하고자 전기를 저장했다가 실시간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ESS로 들어오고 나가는 전력 주파수를 일정 기준(유럽 50㎐)으로 유지하는 것이 주기능이다.
박태준 기자 gaius@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