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나노텍이 정부 주도 전기자동차 서비스 사업권을 보유한 비긴스를 인수하며 새롭게 도약한다. 기존 광학·터치필름 등 전자·소재사업에 전기차를 미래성장 지렛대로 삼았다. 자금조달 문제로 난항을 겪던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서비스 국책사업 역시 새 동력을 얻었다.

미래나노텍은 비긴스 지분 51%를 100억원에 인수하며 현정부 에너지 신산업 대표분야인 전기차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이에 앞서 전기차 배터리 양극활 물질 전문업체 에코프로의 50억원 상당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한 데 이은 전기차 관련 사업 영역 확장이다.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린 전략적 행보다.

미래나노텍의 비긴스 인수에 대해 주식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지분인수 공시가 나온 지난 30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보다 1.01% 내렸지만, 미래나노텍은 3.24% 오른 6370원으로 마감했다. 전기차사업 확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미래나노텍은 비긴스 전기차 사업에 필요한 추가 자금조달 과정 등을 지원하면서 동남아·미국·유럽 등 해외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사업적 전문성을 고려해 현 박준석 비긴스 대표 체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미래나노텍 관계자는 "기술은 있지만 자금력에 어려움을 겪었던 비긴스를 인수함에 따라 에너지 신산업 분야 시장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며 "TV시장 성장 둔화와 신규 사업 지연 등으로 지난 2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하반기부터 신제품 매출비중 확대로 흑자기조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업계 관심을 모았던 대규모 '제주 전기차 배터리 리스 사업'에 힘이 실리면서 사업 관리 부처인 산업통상부도 심기일전한다. 산업부는 지난 3월 2017년까지 3년에 걸쳐 제주에 전기버스(119대)와 전기택시·렌터카(1000대)를 보급·운영하기로 하고 주관사업자로 비긴스를 선정했다. 정부 예산 264억원(국비 132억원, 지방비 132억원)을 포함해 사업비 417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비긴스가 사업비를 제때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전기버스 배터리 교환형 설비 사업자(LS산전) 계약과 전기버스 일부 물량만 발주에 그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투자로 올해 계획한 사업 물량이 대부분 소화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정부 예산 소진시기인 내년 2월 말까지 올해 계획한 보급물량을 최대한 맞출 수 있게 됐다"며 "자금이 확보된 만큼 계획된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비긴스 대표는 "미래나노텍 투자로 제주 전기택시·렌터카, 전기버스 사업에 힘을 받게 된 만큼 사업모델을 정착시켜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gaiu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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