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도매가격이 6년 만에 600원대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LPG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연료시장 점유율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LPG수입판매사 SK가스, E1은 LPG 공급가격을 ㎏당 평균 54원 인하했다고 1일 밝혔다. SK가스는 프로판과 부탄을 각각 ㎏당 53원 내렸다. 이달부터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당 762.4원, 산업용은 769원에 공급한다. 자동차용 부탄은 ㎏당 1154원(673.9원/ℓ)으로 조정했다.

E1은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55원씩 내렸다. 가정·상업용 프로판 공급가격은 ㎏당 760.8원, 산업용 프로판 가스는 ㎏당 767.4원, 차량용 부탄은 ㎏당 1153원(673.35원/ℓ)에 판매한다. |

자동차용 부탄가격이 일부 충전소에서 리터당 600원대에 판매된 적은 있었지만, 수입사 기준 600원대 진입은 지난 2009년 7월 660원 이후 6년 만이다.

대표 서민 연료인 LPG가격 인하로 연료시장 점유율 변화가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 프로판·부탄을 합한 우리나라 LPG 소비량은 총 357만1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나 급감했다. 차량용은 180만6000톤으로 1.8% 줄었다. 이달 가격 인하로 유류세 비중이 적은 LPG 하락폭이 휘발유·경유 가격보다 크기 때문에 경제성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가장 낮았던 1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4.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충전소 LPG 평균 판매가격은 11.4%나 떨어져 소비자 체감 폭이 더 컸다. LPG업계는 최근 폭스바겐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맞물려 정부를 상대로 한 LPG차량 사용 제한 완화 요구 목소리에 힘을 더 실을 수 있게 됐다.

가정·상업용은 작년 상반기 대비 8.8% 늘어난 85만1000톤을 소비했다. 최근 농어촌, 산간마을을 대상으로 한 마을단위 LPG 배관망 사업 확대로 수요가 늘었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추가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석유화학 원료용은 상반기 57만4000톤을 소비해 지난해 대비 34.8%나 줄었지만 대체재인 나프타와 가격 차이가 줄어든 것은 호재다.

LNG와 경쟁을 펼치는 산업용 점유율도 관심사다. LPG 공급사가 판매하는 10월 원가를 열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MJ당 16.3041원으로 LNG와 비슷하다. 유통비 등이 반영되는 LPG 집단공급가격은 동일 열량일 때 LNG보다 비싸지만 지난달 LNG 공급가격 인상으로 경제성을 다소 회복했다.

LPG가격 하락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우리나라 LPG공급가격은 전달 사우디 아람코 공급가(CP)를 기준으로 유통비용 등을 반영해 산정한다. 아람코는 11월 우리나라 가격에 영향을 주는 10월 CP를 프로판은 톤당 45달러 인상된 360달러, 부탄은 20달러 인상된 365달러로 각각 결정했다. 우리나라 가격으로는 kg당 40원 인상요인이 생긴 셈이다. 수요가 가장 많은 동절기 진입을 앞두고 인상을 단행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PG가격은 CP 가격이 기준선으로 작용하는데 다음달 우리나라 가격에 영향을 주는 CP가 올라서 추가하락을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만 놓고 보면 LPG 경제성이 다소 회복되는 국면이지만 차량 규제와 유가 하락으로 일시에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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