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반기 태양광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시장이 열리지 않을 조짐이다. 지난 상반기 이미 올해 태양광REC 구매 의무물량을 채운 발전사가 하반기 매수에 뛰어들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적용 대상 발전사에 하반기 판매사업자 선정 시장에 내놓을 태양광REC 물량 공고를 이번주 전달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이달 말까지 발전사 의뢰 물량을 취합하고 다음달 판매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어 10월에 태양광발전사업자 입찰을 거쳐 최종 판매사업자를 선정한다.

태양광REC 거래시장은 구매자인 발전사와 대형 태양광발전사업자가 직접 계약을 맺는 '계약시장'과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중소 태양광발전사업자 물량을 모아 발전사와 12년 장기 계약을 맺는 '판매사업자 선정 시장', 스폿물량 거래가 이뤄지는 '현물시장'으로 나뉜다.

규모가 작아 계약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소 태양광발전사업자는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이 열려야 REC 판매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판매 시장이 열리지 않았고 올 상반기 열린 시장도 11대 1 경쟁률을 기록했으니, 태양광REC를 팔려는 적체물량만 수백 메가와트(㎿)나 쌓여있다. 태양광REC 판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매수자인 발전사 입장에선 직접 물량을 사들이는 계약시장에서 많은 양을 일괄 구매하는 것이 편해 굳이 판매사업자 선정시장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자연히 매입 비중은 매년 할당되는 의무량 정도에 그친다. 이 구조로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게 됐고 태양광REC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태양광REC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150㎿ 규모 태양광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매자인 발전사가 뒷짐을 지고 있어 시장 개설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발전사 참여가 저조해 시장 개설이 무산됐다.

발전사는 태양광REC와 비태양광REC 가격 차이가 있는 만큼 정부가 의무공급량을 초과한 물량에 대해 비태양광으로 전환할 때 이행보전비용을 처리해 주는 등 보완조치가 선행돼야 하반기 물량 의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이미 태양광REC 의무구매 물량을 채웠고 현물시장에서도 일부 태양광REC를 샀기 때문에 하반기에 추가로 매입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가 요청이 있으면 소량을 구매할 수는 있겠지만 상반기처럼 수십 ㎿를 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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