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상급 역량을 갖춘 도시광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력화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사업에 더해 올해부터 회수 금속 종류와 물량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사장은 "대부분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거나 채산성을 따져보면 도시광산업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며 "리사이클 대상 금속을 확대하고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광산은 폐기물이나 산업 공정에서 나온 부산물에 포함된 금속을 추출해 소재 또는 원료로 재가공하는 사업이다. 수년 전부터 포스코·LS니꼬동제련 등 대기업이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업계 과열 경쟁으로 다수 기업이 사업에서 손을 떼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속에도 성일하이텍 행보는 오히려 공격적이다.

이 사장은 "위기상황에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이유는 과거 불황을 극복하며 얻은 '성공 DNA' 덕분"이라고 말한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2000년 중반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폐기물 등에서 금·은·루테늄 등을 회수, 소재 형태로 가공해 큰 수익을 냈다. PDP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서자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세계 최대 이차전지 제조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폐이차전지를 활용한 리사이클에 뛰어들었다. 코발트, 니켈을 회수해 파우더(가루), 메탈 등 소재로 재가공한다. 관련 추출·분리기술 및 설비 개발에 지속한 투자는 성과로 돌아왔다.

현재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사업은 성일하이텍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 사업 선전으로 지난해 매출액 96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벨기에 유미코어와 일본 JX니꼬 정도로 진입 장벽도 높다.

성일하이텍은 올해 제2 도약을 노린다. 이 사장은 "올해 연말부터 전자 폐기물에서 주석을 추출하는 사업에 진출하고 정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촉매에서 백금·팔라듐 등 고가 금속을 회수하는 사업도 추진한다"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연 300억원 이상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이차전지 폐기물 처리량도 늘린다. 연 3000톤 규모 말레이시아 전처리 공장 규모를 내년 7200톤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처리량 확대로 니켈, 코발트 추출량은 내년 갑절로 늘어난다. 이 사장은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도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자신했다.

이 사장은 "리사이클링으로 금속을 추출하고 소재화하는 것이 여전히 광산에서 금속을 캐내는 것보다 경제성이 우수하다"며 "오는 2020년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률 7%를 목표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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