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입찰공고가 나오면서 전국 1100여개 알뜰주유소 석유제품을 납품권을 따내기 위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공급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고, 한화가 16년 만에 정유사업 재입성을 노리는 등 이슈도 풍성하다. 알뜰주유소 석유제품 대형 고객인 도로공사가 석유공사로부터 물량을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 향후 석유공사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급기간 1년에서 2년으로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는 지난 3일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선정절차에 들어갔다. 입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2부 시장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계약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2015년 9월 1일부터 2017년 8월 31일까지다.

일반 경쟁입찰로 최저가낙찰자를 선정한다. 공급사는 싱가포르현물가격(MOPS) 기준으로 마진(+α)을 붙여 공급하게 된다. 1부 시장 계약물량은 연간 12억리터다. 자알뜰주유소와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농협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한다. 석유공사와 농협이 공급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공동구매하게 된다. 1부는 중부권역(경기, 강원, 충청), 남부권역(영남, 호남), 제주 등 지역별로 나눠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1부 입찰 참여 자격은 사실상 정유사로 한정된다. 생산시설을 국내에 보유하고 전국 및 낙찰권역 전체에 유통·배송이 가능한 업체로 유류수송차량 80대 이상, 지역별 1개소 이상의 출하소 운영하고 농협주유소에 1일 2000만리터 이상 출하할 수 있어야 한다.

2부 시장은 휘발유 1억9000만리터와 옵션 약 9500만리터, 경유 1억3000만리터와 옵션 약 9500만리터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입찰참가신청서는 13일까지 접수하며, 14일 입찰 후 바로 개찰한다.

◇관심사는 한화토탈과 도로공사
관전포인트는 2부 시장에 참여할 것이 유력한 한화토탈 선정 여부다. 한화는 지난 1999년 경인에너지 매각 이후 정유사업에서 손을 뗐다. 전신 삼성토탈 시절부터 3년간 2부 시장 공급사로 참여한 한화토탈이 올해도 선정되면 한화가 16년 만에 정유업을 재개하는 셈이 된다. 한화토탈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공급사로 선정될 전망이다.

또 다른 관심사는 한국도로공사와 석유공사 계약 관계 유지 여부다. 지난 1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은 "석유공사와 알뜰주유소 제품 의무구매 약정이 공급단가 인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석유공사 수수료로 인해 구입가격이 더 비싸다"며 석유공사를 통한 의무구매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도로공사는 현재 전체 판매물량 50%를 석유공사에서 구입하고 있다. 연간 계약 단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형 고객인 도로공사가 석유공사와 계약을 끊는다면 석유공사는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계약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만약 도로공사 물량마저 이탈한다면 석유공사로선 잉여 물량 처리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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