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산 태양전지를 사용한 태양광모듈 반덤핑 제재에 착수했다. 우선 대만과 말레이시아산 모듈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했지만 다음 타깃이 우리나라 태양광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대비가 시급하다.

7일 태양광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EU는 중국산 태양전지를 사용한 태양광모듈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 태양광모듈 업체가 우회 수출 수법으로 관세를 회피해 유럽 업체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 조사를 결정했다.

조사를 신청한 곳은 독일 태양광기업 솔라월드다. 조사대상으론 원산지를 말레이사아·대만산으로 표시한 중국산 태양전지를 특정해 지목했다. 이에 따라 대만·말레이시아 제조업체가 관세를 물지 않으려면 대만·말레이시아산 제조품이라는 증빙 자료를 다음달 초까지 제출해야 한다. 퍼스트솔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태양전지 등 박막 태양광 제품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 업체 덤핑 행위가 확인되면 EU는 중국산 태양전지를 사용한 모듈에 약 50%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솔라월드는 인도와 한국을 포함한 추가 국가에 대한 우회덤핑 증빙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확인 시 우회덤핑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유럽 태양광모듈 생산자협회인 'EU프로선(EU ProSun)'은 중국 업체가 대만과 말레이시아를 통해 유럽시장에 태양광모듈을 수출해 5억유로 어치 관세를 포탈했다며 EU 당국에 제소했다. 중국산 부품을 제3국으로 보내 모듈로 조립해 원산지를 변경한 제품이 많다고 봤다. 우회 국가로는 말레이시아·대만과 함께 한국까지 거명됐다.

이에 따라 EU가 말레이시아와 대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다음 칼끝이 우리나라를 향하게 될 공산이 큰 상황이다. LS산전·에스에너지 등 우리나라 태양광모듈업체 대부분이 중국산 태양전지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 반덤핑 조사가 시작되면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 중 중국산 반덤핑 제재에서 자유로운 곳은 태양전지를 직접 생산하는 한화큐셀·현대중공업·LG전자·신성솔라에너지 등과 대만산 태양전지를 사용하는 솔라파크코리아 정도다.

안형근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에 반덤핑 제재가 들어오면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태양전지 생산업체와 모듈업체가 전략적으로 서로 매칭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태양광산업 보호를 위해 다각적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2012년 9월부터 15개월간 중국산 태양광모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인 끝에 2013년 12월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 부과를 2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함봉균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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