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태양광발전사업자 수익 보루인 태양광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단가가 7만원대로 떨어졌다. 7만원선 붕괴까지 위협하면서 사업자들은 더이상 사업성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태양광발전 공급인증서(REC) 판매사업자 선정 결과에 따르면 태양광REC 가격이 7만707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상반기 11만2591원 보다 37% 가량 떨어졌다.

태양광REC 가격은 수년째 하락세다. 2011년 하반기 21만9977원까지 갔던 태양광REC 가격은 2012년 상반기 15만6634원으로 떨어졌다. 이어 2013년 상반기 13만6095원, 2014년 하반기 11만2591원으로 줄곧 내림세다. 올해 상반기 7만원대도 겨우 턱걸이 했다.

태양광REC 가격 폭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체된 물량이 이번 판매사업자 선정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에 공급 의무자인 발전사가 구매요청한 REC 물량은 모두 160만㎾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입찰과 비슷한 물량이지만 발전사업자 접수건수는 지난해 4530건 보다 갑절이상 늘어난 9817건을 기록했다. 경쟁률도 지난해 4대 1에서 올해 10대 1을 넘었다.

태양광REC 거래시장은 구매자인 발전사와 대형 태양광발전사업자가 직접 계약을 맺는 '계약시장'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중소 태양광발전사업자 물량을 모아 발전사와 12년 장기 계약을 맺는 '판매사업자 선정시장', 스폿물량 거래가 이뤄지는 '현물시장'으로 나뉜다.

규모가 작아 계약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소 태양광발전사업자는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이 유일하게 REC 판매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발전사 입장에선 직접 물량을 사들이는 계약시장에서 많은 양을 일괄 구매하는 것이 편해 굳이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자연히 매입 비중이 적다. 이 구조로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게 됐고 태양광REC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태양광REC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태양광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을 열 계획이다. 연간 공고량인 150㎿을 이미 넘어섰지만 판매처를 찾지 못한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를 위해 발전사와 협의를 거쳐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물량을 거래할 방침이다.

한영배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RPS사업실장은 "하반기 일정 규모 이상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을 열어 적체물량을 줄일 것"이라며 "다만 판매사업자 선정시장 가격은 12년 장기계약 물량이므로 현물시장 가격(REC당 9만원 수준)보다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REC를 팔지 않으면 당장 발전소 운영이 어려워 이번 판매사업자 입찰에 손해를 감수하고 참여한 곳이 부지기수"라며 "7만원대 가격은 12년 장기계약이라도 수익보전이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하한가를 설정하거나 계약기간을 늘려주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양광REC=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그에 따른 REC를 발급해준다. 1㎿h가 1REC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력 공급 의무를 진 발전사는 REC를 매입해 의무량을 채운다. 태양광 발전사업자 수익이 태양광REC 가격과 전력판매가격에 좌우되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사가 민감해하는 가격이다.

함봉균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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