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등 지역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초기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태양광발전 전력계통 접속기준이 완화돼 과거 특고압으로 분류됐던 설비구간도 저압으로 별도 수전설비 없이 전력계통에 바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일부터 태양광발전 저압 분류 범위를 500㎾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00㎾ 이상 태양광발전은 특고압으로 분류돼 한전 전력계통 접속비 부담이 컸다. 앞으로 500㎾까지 저압으로 분류돼 접속비 부담이 줄어든다.

특고압에서 저압으로 재분류되는 구간 설치비 절감액은 평균 3000만원가량이다. 지금까지 300㎾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한전 전력계통에 접속하려면 특고압용 변압기 등 접속설비 구축에 약 80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저압(220V, 380V) 계통에 바로 접속해 비용이 5000만원선으로 준다. 저압 구간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전성은 한전이 고장구간 차단기 설치 등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제도는 한-호주·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축산농가 지원방안 일환으로 태양광 사업비용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착안은 농축산업 지원이지만 그동안 미진했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시장 전체를 확대하는 효과가 나올 전망이다.

100㎾에서 500㎾ 구간은 태양광 사업자엔 대표적 회피 구간이다. 접속비가 비싸다 보니 대규모 사업이 아니라면 100㎾ 미만 구간을 주로 선택했다. 사업 추진 당시 100㎾ 이상 태양광 설비를 계획했어도 접속비 부담에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사례도 많았다. 평택에서 창호공장을 운영 중인 J씨는 120㎾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건설하려다 접속비용 문제로 사업자를 둘로 나눠 30㎾와 90㎾로 쪼개 추진하는 방식을 택했다.

통계에서도 태양광 사업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은 100㎾ 미만 35.9%, 500㎾ 이상 52.8%다. 반면에 100㎾이상 500㎾ 미만은 11.3%에 불과해 계통 접속비 부담이 큰 구조다. 이번 접속 규정 개선이 사업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 전체 태양광 시장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당장 축산농가만 따져도 100㎾에서 500㎾ 태양광 설비가 가능한 잠재 사업자가 4400곳에 달한다.

산업부는 이들 전부가 태양광을 설치하면 약 1354억원의 접속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쟁력이 취약한 소규모 신재생사업자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과 친환경에너지 타운조성 사업 등 타 사업과 연계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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