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중동 최대인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 전력기기 시장을 뚫었다.
20년 가까이 원격검침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에 최신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를 융합한 기기를 만들어낸 옴니시스템이 주인공이다.
유럽·중동지역 스마트그리드 확산에 따라 옴니시스템이 고안한 한국형 MMV(검침·모니터링·검증) 융합모델이 글로벌 공급을 늘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옴니시스템은 사우디 정부가 발주한 스마트미터 3만5000대 공급 계약(71억원 규모)을 따냈다고 16일 밝혔다. 스마트그리드는 중소기업이 주로 국내외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해외시장을 뚫어오던 분야로 독자진출 장벽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옴니시스템은 이번 사우디 국가사업 기술평가에서 미국 아이트론 등 글로벌 유수 기업과 직접 경쟁해서 평가 1위를 차지했다. 기존 하드웨어적 검침 성능뿐 아니라 보안솔루션과 펌웨어 자동업그레이드 등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에 MMV 통합모델 제시가 주효했다.
사우디 정부는 국가 전역에 원격검침인프라(AMI)를 구축할 계획으로 이번 도입하는 스마트미터의 안정적인 통신·검침 성능을 검증한 후 내년께 AMI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박혜린 옴니시스템 회장은 "18년간 스마트미터 개발·생산 노하우와 최근 수년간 스마트그리드 관련사업을 바탕으로 MMV 전략을 완성하고 조직까지 새로 짰다"며 "향후 에너지 시장은 계측 정보가 국가 전력체계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사물인터넷·빅데이터를 포함한 융복합 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옴니시스템은 앞으로 MMV 모델을 더 고도화시켜 글로벌시장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MMV는 기존 전력·수도·가스 검침기술을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ICT)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접목한 중앙 제어관리 모델에, 빅데이터 기술까지 더했다. 지금까지 단품 위주의 요소 기술을 ICT로 융합한 형태다.
가정이나 산업시설 등 에너지 사용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효율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전력체계 전반의 데이터 관리·제어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연계할수도 있다. 에너지 관리·제어 기반의 수요·공급까지 커버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박 회장은 "ICT 기반 전력데이터 관리시스템(MDMS)과 데이터집합장치(DCU) 등 양방향 통신 AMI 솔루션기술도 확보했다"며 "이천 생산 공장을 50% 증축해 공급물량 확대를 위한 기반까지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옴니시스템은 다음달 베트남과 중국 전력회사 등을 방문해 MMV 전략과 AMI 솔루션 공급을 타진할 예정이다. 또 전력뿐 아니라 수도·가스·열 등 전통 에너지 영역에도 MMV를 적용한 모델을 개발·보급할 방침이다.

박태준 기자 gaiu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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