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로 고효율 연료탄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4일 하수 찌꺼기(슬러지)를 진공 유중 건조공법으로 처리해 고효율·친환경 연료탄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기 대신 기름을 열 전달 물질로 이용해 진공 상태에서 찌꺼기를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하수 찌꺼기의 물 비중을 1% 이하로 낮추고 사용한 기름은 재활용하는 친환경 건조 공법이다.

공기를 열 전달 물질로 이용한 기존 하수 찌꺼기 건조 기술은 심한 악취와 다량의 먼지를 발생시키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열 전달 효율이 높은 기름을 사용해 수분을 최대한 증발시키고 악취와 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진공 유중 건조 공법으로 만드는 연료탄은 석탄 등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로 생산하는 연료탄 1㎏ 발열량이 5000㎉ 이상으로 연료탄의 우수재활용제품(GR) 규격인 발열량 4000㎉/㎏보다 높다. 연료 성능을 나타내는 고정 탄소 함량도 30% 이상으로 규격 20%를 웃돈다.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고체 연료 사용이 제한된 지역에서 활용 가능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360만톤의 하수 찌꺼기가 발생하고 있다. 그 중 절반은 매립·소각되고 있으며, 연료로 전환되는 경우는 6.7%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하수 찌꺼기 360만톤으로 72만 5000톤의 친환경 연료탄을 생산할 수 있다. 연간 549억원 상당의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앞으로 민간 기업이나 지자체와 연계해 본격적인 사업화를 진행하고 가축 분뇨, 음식물 쓰레기 등 다양한 폐기물 분야에도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하수 찌꺼기 처리 기술 개발은 환경부의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기술 개발 사업인 '하수찌꺼기를 이용한 고효율 친환경 활용기술 개발' 연구 과제를 통해 진행됐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은 "하수 찌꺼기 처리 기술 개발로 국가 환경 기술이 한 단계 도약했다"며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해 환경 보전과 에너지 자립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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