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글로벌 기업의 발전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투자자문업체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글로벌 설계시공(EPC)업체인 미국 CH2M HILL의 파워플랜트 부문을 인수키로 하고 조만간 실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삼성물산은 발전소 EPC 전문 엔지니어를 대거 확보해 최근 수요가 크게 느는 발전 설비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산업계는 내다봤다.
CH2M HILL은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세계 정상급 EPC 기업이다. 2011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56억달러, 직원은 3만명이다. CH2M HILL은 미국 내 발전소 건설 수주가 줄면서 사업부 분리 매각에 착수했다. 발전소 관련 인력은 200명 수준으로 전체 사업 규모에서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수년 전부터 발전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인수가 성사되면 관련 인력을 대거 확보해 국내외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달 실사에 나서며 매각대금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CH2M HILL이 파워플랜트 사업부를 매물로 내놨고 사업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매각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 해설>
삼성물산은 발전플랜트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확정하고 수년 전부터 경쟁력을 높여 왔다. 세계적인 발전플랜트 전문 설계회사 미국 S&L과 기술 제휴를 맺어 선진 설계 역량을 키웠으며 영국 LNG 저장탱크·인수기지·재기화 시설 설계전문 업체인 웨소를 인수해 플랜트 분야 역량을 강화했다.

삼성물산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슈웨이핫2' 사업으로 발전사업에 첫발을 내딛은 이 후 2012년 4000㎿ 규모 세계 최대 규모의 쿠라야 가스복합발전 화력발전소 건설과 운영권 관련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단기간 내 발전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올렸다.

이번에 파워플랜트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전문인력 확보가 크게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단번에 글로벌 EPC 전문인력을 대거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엔지니어를 포함해 200여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한다. 북미 발전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과 경험 등 정성적 측면의 경쟁력도 크게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수건은 최치훈 사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은 과거 GE에너지 서비스부문 아시아 사장, GE파워시스템 아시아 사장, GE에너지 서비스 부문 글로벌 대표 등을 두루 거친 에너지 전문가다. 당시부터 CH2M HILL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원자력발전 등 발전플랜트 사업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현재 다른 또 다른 기업이 삼성물산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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