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로그리드(MG)를 적용한 에너지 자립섬이 탄생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기를 자체 생산·저장·소비하는 전력망이다. 전남 가사도는 그동안 디젤 발전에 의존했으며 이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바꾸게 된다. 신재생과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효성이 구축한다.

한국전력(사장 조환익)은 13일 전라남도 진도군 가사도에서 '에너지 자립 섬' 구축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가사도에는 에너지 자립을 위해 풍력발전 400㎾, 태양광발전 320㎾, 에너지저장장치(ESS) 3㎿h가 설치된다. 이는 약 90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한전은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활용해 섬 전체 전력을 최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가사도처럼 육지 전력망과 분리된 국내 120여개 도서지역에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연간 약 160억원의 전력공급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한전 측은 기대했다.

한전은 이 외에도 전남 신안군 일대에 지난해부터 계통 연계형 마이크로그리드 사이트를 실증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 모델로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그리드사업 활성화로 기존 장거리 전력 수송에 따른 대용량 송변전설비 건설 문제, 송전비용과 전력손실 증가 문제 등이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병숙 한전 신성장동력본부장은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디젤발전소 연료비용 절감, 환경오염물질 배출 저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마이크로그리드는 신재생 에너지와 ESS, ICT 융합이 만들어낸 신성장동력으로 창조경제시대 에너지 산업을 견인할 새로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주 사업자로 선정된 효성은 오는 8월까지 설치를 끝내고 가동을 시작한다. 효성은 1.5㎿급 전력변환장치(PCS)를 포함해 시스템 구축과 엔지니어링 기술 등 사업 전반을 맡고, 코캄의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3㎿h)를 투입한다. 400㎾h급(100㎾×4) 풍력발전기는 해바람에너지가 공급하고 320㎾h급 태양광발전기 공급 업체는 아직 미정이다.

ESS는 태양광 풍력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섬 내 주민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데 활용되며 신재생에너지원 출력안정화 용도로도 일부 사용된다.

백흥건 효성중공업 전력PU장(부사장)은 "효성은 40여년간 전력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로 '신재생+ESS' 마이크로그리드 종합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아시아, 남미, 유럽 등지에서 ESS 신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 대표주자로 인정받도록 시장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지난해 말 제주특별자치도 '탄소 없는 섬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가파도 내 풍력발전연계용 ESS를 설치했으며, 삼성SDI 기흥사업장에도 1㎿h급 ESS를, 구리 농수산물공사에 ESS(500㎾h)를 구축한 바 있다. 지난해 홍콩전력청과도 400㎾급 계통연계형 ESS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박태준기자 gaius@greendaily.co.kr, 유창선기자 yuda@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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