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시작되면서 대형마트의 난방용 전기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곳곳에서 난방기와 방한용품 기획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의 카트에는 찬바람을 막아주는 에어캡 일명 '뽁뽁이'가 한가득 담겨있다.

겨울에 방한제품이 팔리는 건 당연한 현상이지만 올해는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그동안 겨울철 난방 제품의 인기 품목은 단연 온풍기와 전기매트, 전기라디에이터 등 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온수매트와 문풍지 등의 인기가 크게 올라갔고 기름을 사용하는 심지식 난로도 다시 등장했다.

겨울의 시작과 함께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소비가 점차 쉽고 편리한 기기에서 에너지 효율이 좋고 되도록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폭탄과 민생요금 추가 인상의 도화선을 우려하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을 현명한 소비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고효율 난방제품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전기요금 폭탄의 장본인으로 꼽히던 전기매트는 소비가 줄어든 반면 에너지 효율이 좋은 온수매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지난해보다 다섯 배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제 바통은 산업계로 넘어가야 한다. 전기요금 인상이 있을 때마다 산업계들은 원가상승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우려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바람이라면 산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솔루션 발굴하는 것이다. 새로운 솔루션은 곧 새로운 산업으로 커 갈 수 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 부담도 있지만 이로 인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시장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절전문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제야 수요관리를 통합 전력수급의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전기·석유·가스의 에너지원별 가격 균형도 갈 길이 멀다. 고효율 제품의 판매가 늘기는 했지만 전기 온풍기와 라디에이터의 인기는 여전하다. 전기요금은 앞으로도 계속 인상될 것이고 고효율 기술에 대한 요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위기 속 기회의 전형적인 사례다. 비용증가로 모두가 리스크에 직면해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면 곧 기회로 직결될 것이다.

조정형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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