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에 유럽 북해산 원유가 국내에 도입된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해외에서 개발한 자원을 국내에 들여오거나 들여올 수 있어야 한다'는 해외자원개발사업법 제 17조에 따른 것이다. 도입되는 원유는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10년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해 인수한 영국 다나(Dana)사의 네덜란드 해상광구에서 생산한 브렌트유를 포함했다.

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행정수도 헤이그에서 헬기로 북서쪽 60㎞를 이동하자 바다 한가운데 다나사 드라우터(De-Ruyter) 해상플랫폼이 한눈에 들어왔다. 네덜란드의 '이순신 장군'으로 불리는 드라우터 장군의 이름을 딴 이 플랫폼은 16명이 거주하며 하루 1만1000배럴의 원유를 뽑아 올리고 있다. 2006년 원유를 첫 생산한 이후 7년이 지난 노후설비지만 운영효율은 100%에 가까웠다. 중고차로 최고급 세단을 운영하는 것과 같았다.

바우커 보테마 드라우터 플랫폼 운영총괄책임자는 "다수의 경험있는 인력들이 근무하는 드라우터 플랫폼은 석유공사 일원으로서 업무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는 두 기업간의 윈윈의 새로운 기회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우터 플랫폼은 가스와 오일, 가스송출 시설 3층으로 구성됐으며 마치 영화 속 트랜스포머와 같이 하나의 기계가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북해에서 생산되는 브랜트유는 고품질에 속한다. 특히 네덜란드 북해산 원유는 희소성과 고품질이라는 점에서 일반 북해산보다 프리미엄 취급을 받고 있다.

다나사는 북해와 아프리카 등 8개국 23개 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채 매장량이 2억배럴, 일일생산 5만배럴을 유지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여기에서 생산된 원유를 포함해 200만배럴을 다음 달에 국내에 직도입할 계획이다.

백오규 석유공사 영국소장은 "북해의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는 다나사를 인수하면서 북해, 아프리카의 유전개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12월에 북해에서 생산된 원유 200만배럴을 도입해 GS에너지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는 북유럽 북해에서 희망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인수 당시 3조원의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지금은 성공적인 M&A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다나사는 23개(생산 11개, 개발 4개, 탐사 8개) 광구에서 하루 5만배럴이 넘는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이는 석유공사 일산 24만배럴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석유공사는 다나사가 참여 중인 이집트, 모리타니아 및 영국 등 핵심지역에 대한 탐사시추를 통해 약 5340만배럴의 매장량을 추가 확보했다. 또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1억달러의 배당을 진행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재 다나사가 추진 중인 북해 웨스턴아일 사업을 통해 2015년 일산 4만배럴의 생산량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자산합리화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와 질적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헤이그(네덜란드)=김동석기자 dskim@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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