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유동성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계열사 3곳을 법정관리 신청한 데 이어 주력 사업부문의 워크아웃까지 검토하고 있다.

동양은 30일 공시를 통해 경영정상화 도모를 위해 (주)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의 기업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양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 회생절차 인가라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한 달 정도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관리 신청은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1100억원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졌다.

최근 동양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불발됐고 그룹 유동성 위기 소식이 확산되면서 동양매직, 동양파워 등 주요 자산매각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동양은 이날 총 1070억원의 금액을 마련해야 했지만 마련한 자금은 600억원에 불과했다.

동양매직의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게 크게 작용했다. 동양매직 매각으로 매각대금 1200억원이 유입될 예정이었으나 KTB컨소시엄이 금융감독원 펀드 등록 신청을 미루고 인수대금 납입 연기를 통보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3사는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3개사를 제외한 계열사들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독자생존의 길을 찾는다는 방안이다. 석탄화력발전 사업으로 최근 관심을 끌었던 동양파워의 매각도 회생절차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동양그룹의 해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이 올해 말까지 막아야 하는 회사채와 CP는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선다. 현재로선 핵심계열사로 매각해도 자본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동양은 현재 핵심 사업부문인 동양시멘트에 대해서도 워크아웃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3세 경영인인 현승담 대표가 이끌고 있는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 및 워크아웃 신청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의 핵심인 시멘트 부문까지 워크아웃 상황에 놓인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며 "매각에 따른 회생작업 수순에 들어가겠지만 이미 가치가 많이 떨어져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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