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IT에 주목하고 있다. IT를 도입해 생산성은 높이고 운영비용은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의 평균 IT 예산은 꾸준히 증가해 2009년 1분기 10만8000달러였던 것이 2012년 1분기 15만2000달러로 3년 만에 41%나 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IT 분야 기술투자에 연 3000만원 이하 소규모 금액만 지출한 기업 비중이 2011년 61.9%에서 2012년 64.1%로 2.2% 증가했다. 이러한 불일치는 왜 일어날까. 예산, 전문성 부족과 같은 표면적 원인 외에 중소기업 사정에 맞는 적합한 솔루션을 찾지 못해 I T투자를 아예 시도하지 못하는 것 또한 하나의 원인이다.

중소기업의 IT 투자 저해 요인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IT 관련 예산 부족이다. 중소기업은 예산 부족에 시달리다 보니 IT 도입이 대기업에 비해 항상 뒤처질 수밖에 없다.

IT 전문가 부족도 주된 이유다. IT 시스템을 운영할 때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IT 전담 인력 유지 비용을 가장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우리 기업의 19.9%만이 IT 전담 조직을 갖고 있다고 하니 이는 곧 많은 기업이 어떤 IT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를 몰라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IT 장비를 위한 전용 공간도 부족하다.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중소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또 다른 장벽은 충분한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장소가 중소기업 운영에 커다란 부담 요소가 되다 보니 IT 인프라에 아예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임차료 부담을 해소하는 방안 중 하나가 돼 버렸다. 그러나 IT 장비 효율성은 저하하지 않으면서 공간 사용은 30%까지 최소화할 수 있는 IT 솔루션도 있다.

열악한 IT 장비 운영 환경도 문제다. 많은 중소기업이 IT 장비를 좁고 사방이 막힌 공간이나 벽장, 심지어는 사무실 바닥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이는 기기 고장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이어진다. 장비가 제 역할을 못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더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되므로 시스템 도입 초기 단계부터 IT 장비의 확장 및 축소, 운용 계획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중소기업용 솔루션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IT 업체들과 협의해 우리 기업의 IT 인프라에 적합한 운영환경을 파악하고 기기 결함을 미리 알려주는 IT 인프라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면 장기적인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은 융통성 있는 IT 인프라 운용방안이다. 비즈니스 상황에 맞춰 IT 인프라를 운용하려면 규격화돼 확장이 쉬운 IT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 일부 IT 업체에서 IT 인프라를 더욱 쉽게 맞춤화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물리적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알맞게 결합해 맞춤화된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게 해준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창조적 사고'가 가능한 여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금과 IT 인프라 운영 노하우 부족으로 현재의 비즈니스 상황을 유지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에는 창조적 사고를 할 만한 시간도 금전적 여유도 부족하다.

IT 인프라 투자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을 제거해나가는 과정이다. 동시에 업무 효율화를 위한 필수 요소지만 IT 자체가 전문 분야가 아닌 업체까지 어려운 IT를 파악하는 데 힘을 들일 필요는 없다. 복잡한 IT 관리는 시스템과 전문가에게 맡기고 이렇게 해서 새롭게 생겨나는 잉여 자원을 핵심 비즈니스 부문에 더 투자해야 할 때다.

박평원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IT사업부 부사장 Pyongwon.Pak@schneider-electric.com
그린데일리 green@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