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침체로 지연됐던 LG화학의 미국 배터리 공장이 하반기 본격 가동한다.

LG화학은 한국과 미국 공장의 중대형 배터리 생산기지 역할을 분담해 시장별 집중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글로벌 완성차인 GM과 르노 전기자동차 판매 증가에 따른 선점조치다.

LG화학은 오는 7월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 중대형 배터리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고 6일 밝혔다.

수율과 품질을 확보하는 시험 생산과 고객 승인을 거쳐 7월부터 상업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9월에는 국내 오창 공장에서 생산해온 GM의 주력 전기차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를 홀랜드 공장에서만 생산한다. 기존 오창 공장은 르노·포드·현대기아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생산에 집중한다.

이는 GM의 쉐보레 볼트와 지난 4월에 출시한 르노의 전기차 '조에' 판매가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쉐보레 볼트는 2만5000여대,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HEV)인 쏘나타·K5는 6만여대 판매됐다. 이들 모델의 판매 추이를 볼 때 올해 쉐보레 볼트는 4만대 이상, 현대기아차의 HEV는 10만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해 르노의 조에와 트위지를 포함해 하반기 국내 출시되는 'Z.E 2세대' 배터리 독점 공급을 체결한 상태다. 여기에 미국 포드의 전기차 '포커스(Focus)'와 중국 볼보, 장안기차, 제일기차 등 10여개 업체에도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지만 올해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공장은 GM 차량 위주로, 국내 오창 공장은 르노·포드와 중국 공급선을 포함해 ESS용 배터리 생산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계획한 5개 라인 중 아직 건설하지 않은 2개 라인은 2015년 9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미국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물류비용 절감 등 미국 내 자동차 회사 공급 대응력도 높아져 추가 수주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미국 시장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에 따른 ESS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박태준기자 gaiu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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