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네트워크를 통합, 융합사업을 발굴해야 합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약, ICT가 결합했을 때 녹색산업이 한 단계 점프할 수 있는 킬러사업과 시장이 열릴 수 있습니다."

신정훈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녹색산업지원센터장은 녹색산업에서 기업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녹색산업 육성 지원이 태양광·풍력 등 단위사업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이들을 모두 한 곳으로 모으는 지원과 조직으로 스타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첫 시발점은 올해 초 출범한 녹색산업상생발전협의회다. 현재 1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협의회는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LED, 녹색건축, 그린카, 그린 IT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고 있다.

신 센터장은 협의회를 중심으로 대기업 및 연구기관, 대학교와 다양한 녹색산업 연결고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100여개가 넘는 협회사의 전체 지원은 어려운 만큼 산학연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시장을 넓혀나갈 생각이다. 지난달 SK네트웍스와 체결한 '서울형 녹색기업 발굴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이번 협약은 협회사 소속의 중소 녹색기업이 대기업의 관련 사업에 제품과 기술을 판매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판로를 만들어 준 계기"라며 "다른 대기업들과도 에너지 및 녹색환경 사업 협력모델을 찾아 대중소 녹색상생을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지금의 녹색산업을 캐릭터 산업과 비교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녹색산업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모습이 '뽀로로' '폴리'가 등장하기 직전의 모급과 유사하다며 과거 캐릭터 지원 업무를 맡았던 때를 떠올린다. OEM 비즈니스로 연명하던 캐릭터 산업이 10년의 기다림 끝에 스타 상품 등장으로 급속하게 성장했듯이, 여러 중소기업이 포진해 있는 녹색산업도 기반이 튼튼한 만큼 스타 상품과 시장만 열리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 센터장은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녹색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기업 스스로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며 "녹색산업은 새로운 분야라기 보다는 개념의 차이이고 많은 기업들이 이를 인지해 사업모델의 녹색화를 이끌어 낸다면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녹색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초지원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외 타깃 시장 개발과 해외인증 획득 지원 등의 사업이 새로 추가가 됐다. 녹색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가 인력양성 예산이 늘어나는 등 서울시의 지원도 커지고 있다. 아직은 녹색 중소기업의 자체 체력이 약해 많은 기업들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기업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정부부터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존율도 높일 생각이다.

협의회 회원사는 150개를 목표하고 있다. 이중 절반은 알짜기업으로 구성해 대중소 녹색 동반성장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역클러스터 단위의 녹색사업 발굴도 계획 중이다.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으로부터 녹색상생을 위한 중소기업 알선 요청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신 센터장은 "새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가 녹색융합에서도 가능하다"며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을 녹색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융합한다며 4년 안에 새로운 녹색창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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