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부터 촉발된 최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건국 60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60년을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의 축으로 제시하고자 한다”며 “녹색성장은 한강의 기적에 이어 한반도의 기적을 만들 미래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 16일 국무회의 멤버들과 북악산에 올라 경축사 이행방안과 관련, “부처에만 맡겨 놓으면 진도가 안 나갈 수 있으니 청와대가 한 달에 한 번씩 진척상황을 평가해 확실하게 보고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국가발전 패러다임 ‘녹색성장’=지난 15일 광복 63주년 및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신성장동력뿐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국가발전 패러다임”이라며 “녹색성장으로 다음 세대가 10년, 20년 먹고살 거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5% 남짓한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임기 중에 18%, 2050년에는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에너지 독립국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도 현재 2%에서 2030년에는 11% 이상, 2050년에는 20% 이상으로 높이도록 총력투자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집집마다 신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그린홈’ 100만호를 보급하고, 친환경 고효율 ‘그린 카’를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방안들은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의 초안에 담긴 내용들로,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오는 27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또 기후변화종합대책도 9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재계 일제 환영=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이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제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경련은 “저탄소 녹색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경제 방향을 잘 제시한 것”이라며 “산업계도 저탄소 사회의 흐름에 맞춰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고민과 노력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협은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했으며, 중기중앙회는 “국민 생활의 불편을 가져오는 각종 규제를 신속히 풀고, 녹색성장으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경총도 “신성장동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비전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관건=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지속적인 투자를 비전 달성의 핵심으로 꼽았다.

환경연합은 성명을 거쳐 “고유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위기 및 지구생태계 위기가 현실화되는 지금, 국정 최고책임자가 새로운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으로 녹색성장을 언급한 것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환경연합은 “대통령이 제시한 녹색성장 비전이 신뢰성과 구체성을 얼마나 담보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전을 채울 만한 폭넓은 시야와 치밀한 전략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목표로 제시한 2030년 신재생에너지 이용비율 11%는 중국이 같은 시기에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 비해 한참 낮은 수치여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녹색성장 전략이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만큼 체계적인 투자계획과 이를 위한 재원마련도 관건이다.

김상룡기자 srkim@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