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6일 수소·연료전지연구단의 조영석·윤창원 박사팀이 암모니아로부터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고 전력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암모니아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추출할 수 있게 되면 대용량의 수소를 장거리 운송할 수 있는 운반체로 암모니아를 이용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바탕의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산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방안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환경에 따라 필요 이상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있어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재생 전력을 전기의 형태로 장거리 이송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잉여 재생전력을 수소의 형태로 만들고, 생산된 수소를 원하는 곳까지 운반해 이를 활용하는 기술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다.

문제는 기체 형태의 수소는 일정 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작아 한 번에 많은 양의 수소를 운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액상 형태의 화합물을 수소 운반체로 활용하는 방법이 제안돼 왔다.

액상 암모니아는 액체수소보다 같은 부피로 1.5배 가량의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 할 수 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천연가스 바탕의 수소생산법과는 달리 암모니아는 분해 과정에서 수소와 질소만을 생성한다.

연구진은 암모니아에서 수소와 질소로 분해하는 촉매와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분리막 소재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개발한 촉매와 분리막 소재를 이용해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동시에 분리막으로 수소를 고순도로 분리해내는 추출기를 구현했다.

연구진은 암모니아 분해 반응과 동시에 수소를 분리하는 '암모니아 분리막 반응기'를 이용해 분해 반응 온도를 550℃에서 450℃까지 낮춰 에너지 소비를 줄임과 동시에 수소 생산 속도를 기존 기술 대비 2배 이상 높였다. 자체 개발한 저가 금속 기반의 분리막을 활용해 값비싼 분리공정 없이도 99.99% 이상의 순도를 갖는 수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현재 암모니아는 오래전부터 상용화된 하버-보쉬 공정을 통해 대량으로 제조돼 국가 간 수출입이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미 구축된 암모니아 운송 관련 인프라에 이번 연구 결과가 활용된다면 수소경제 사회로 들어가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분리막 소재의 내구성 개선 및 대면적화 기술개발이 추가로 진행돼야 한다.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높은 순도의 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별도의 수소 정제 장치 없이 연료전지와 직접 연계하여 소형 전력발생장치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즉, 전력이 필요한 현장에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 전력을 생산하는 온-사이트(on-site) 방식의 수소 기반 전력 생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 사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분리막 분야 학술지 '저널 오브 멤브레인'(Journal of Membrane Science)에 게재됐다.

조영석 박사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전력원을 개발해 드론택시, 무인비행기, 선박 등의 이동수단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교현 기자 kyo@green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