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공항직원이 텅빈 출국장을 청소하고 있다(제공:News1)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공항직원이 텅빈 출국장을 청소하고 있다(제공:News1)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구조조정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내세웠지만 무기한 지원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정부는 여행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기존 9월15일에서 추가 60일 한시 연장하기로 약속했다. 휴직수당의 최대 90%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비율의 상향 기한도 6월30일에서 9월30일로 3개월 연장하기로 약속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은 맞은 대표 업종 중 하나는 바로 여행업계다. 이에 지난 6월 말까지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전국 여행사는 3700여 곳이며, 지원금 565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진 주요 여행사들의 대단위 정리해고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여행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최대 180일(6개월)간 유급휴업 및 휴직수당의 최대 90%까지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 여행사들은 자구 노력을 해왔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4~5월 유급휴가를 시행하다가 6월부터 무급 순환 휴직에 들어갔다. 유급 휴직을 유지해온 모두투어도 8월부터 무급휴직에 돌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제공:News1)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제공:News1)

이와 관련해 한국여행업협회는 최근 고용노동부에 9월15일이면 끝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 연장 등을 신청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조선업의 경우 6개월씩 5차례에 걸쳐 현재 시점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연장돼 있다"며 "당장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여행업에도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행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정책을 연장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이 청원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힘들지만, 특히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반년 가까이 혹독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여행업계 일각에선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은 '긴급수혈'일뿐, 인원 감축 없이 지속적인 버티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군다나 토종 여행사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위기에 봉착해 왔다. 몇 년 사이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개별여행이 늘고, 해외 온라인여행사(OTA)들이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해 왔다. 여기에 중국의 '한한령'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 외부 요인들도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어려움을 맞고 있는 여행업계에 대해 정부가 미봉책을 쓰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훈 한양대학교 교수는 "궁극적으로 여행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어떻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면서 경제를 유지할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선 희망이 있는 국내여행을 시작으로 안전여행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해외 교류 여행의 경우 대만 베트남 뉴질랜드 등 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국가에 한해 관광교류를 천천히 풀어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지원 프로그램 등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는 "정부 산하 기관들이 여행업계 실업자와 휴직자를 위한 취업 및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 일환으로, 취업 자리를 마련하거나 사업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구교현 기자 kyo@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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