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송경근 책임연구원(교신저자)이 제1저자인 신재원 연구원(박사과정)과 태양열 흡수체(9개 패널, 5cm X 5cm)를 통해 막증류 기술로 물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제공: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송경근 책임연구원(교신저자)이 제1저자인 신재원 연구원(박사과정)과 태양열 흡수체(9개 패널, 5cm X 5cm)를 통해 막증류 기술로 물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제공: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태양을 이용해 깨끗한 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일 “물 자원 순환연구센터 송경근 박사와 광전 소재 연구단 최원준 박사 공동연구팀이 태양열을 이용해 식수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열 막증류 기술’을 효율화 했다“라고 전했다.

막증류 기술은 바닷물로부터 먹는 물을 만드는 담수화 기술의 하나다. 바닷물을 가열해 수증기만 통과할 수 있는 분리막으로 통과시켜 수증기를 물로 응축해 생산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의 '증발법'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을 열원으로 이용하는 태양열 막증류 기술은 정수·담수화 과정에 필요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태양열 흡수체는 태양열 막증류 기술의 효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기존 상용화된 태양열 흡수체는 태양열 흡수 성능이 낮아, 일광 조건이 좋은 일부지역에서만 적용할 수 있고 효율이 떨어지는만큼 흡수체의 면적이 넓어야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티타늄(Ti)과 불화마그네슘(MgF2)을 이용해 새로운 태양열 흡수체를 만들었다. 새로운 태양열 흡수체는 전자 빔을 이용해 티타늄과 불화마그네슘을 수십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으로 쌓아 만들어졌다. 개발된 태양열 흡수체는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0.3~2.5μm(마이크로 미터) 파장의 에너지를 85% 이상 흡수하고, 물 온도를 80°C 이상으로 가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있다. 연구진이 개발된 기술을 시험해 본 결과, 9월 맑은 날 기준 10시간 동안 흡수체 1평방미터당 4.78L 의 먹는 물을 생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는 기존의 상용화된 태양열 흡수체에 비하여 2배 이상의 물을 생산해내는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번에 개발된 태양열 막증류 기술은 태양열을 효율좋게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 널리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깨끗한 식수 확보가 어려운 저개발국·도서지역·오지·해외 파병지역 또는 야전군 주둔지에 식수 공급 시설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태양열 흡수체 대면적화와 태양 빛을 효율적으로 모으는 연구·개발과 함께 태양열 흡수체와 막증류를 일체화한 시스템을 만드는 등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송경근 박사는 “본 연구는 물처리 기술에 소재 기술을 접목하여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한 융합연구의 성공적인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융합연구를 통하여 최첨단 소재기술을 적용한 수처리 기술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교현 기자 kyo@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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