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빠진 공기업 재생에너지...실적 경쟁 논란

재생에너지 확대가 공기업 주요 실적으로 집계되면서 기관 간 '협력'보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계획 달성을 위해 범부처 간 협업 중요성이 필요하지만 산하기관에서는 성과를 위한 단독사업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11일 발전공기업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3020 계획 대규모 프로젝트로 추진할 예정이었던 농지태양광, 저수지 수상태양광 등 사업이 기관 간 협조를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를 조직한 후 독자사업 노선을 택하면서, 발전공기업이 관련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충주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자료:한국수자원공사]
<충주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자료:한국수자원공사]>

불만이 나오는 곳은 저수지 수상태양광 사업이다. 농어촌공사는 자체 보유한 저수지에서 직접 수상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전국 저수지는 3400여개다. 발전공기업은 농어촌공사와 협력사업으로 신재생 의무를 채우려 했지만, 지금으로선 손을 놓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앞서 남동발전·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과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주요 협력내용은 저수지, 방조제, 간척지 등 농어촌공사 보유자원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자원 공동조사 및 사업개발이다. 농어촌공사가 부지를 제공하면 발전공기업이 사업을 벌여 노하우와 수익을 공유하고, 지역 농촌지원 사업도 병행하는 식이다.

발전공기업은 별다른 협업 성과도 없는 상황에서 농어촌공사가 단독사업 입장을 표명한 것이 불만이다. 정부의 산림 태양광 규제 방침으로 부지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저수지 수상태양광에 아쉬움이 더 크다.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정작 신재생의무 사업자는 발전공기업인데 사업 참여가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농어촌공사가 경매시장에 내놓는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공기관의 자체 재생에너지 사업을 제한할 명분은 없다. 농어촌공사 이외에도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도 단독으로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다. 농어촌공사는 발전공기업과 협업은 아직 구체화된 상황이 아니고, 그나마 현재 진행할 수 있는 수상태양광 사업은 수익성 차원에서 직접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다. 염해 농지 태양광이나 영농형 태양광 등은 농지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현재 협업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독자 사업이 가능하더라도 기관 간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범부처 및 기관 간 협업이 제기된 이유가 규제완화, 지역민원 해소에 따른 관련 부지 확보였던 만큼 경쟁보다는 힙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농어촌공사 수상태양광 사업 대부분이 주민 반대에 진척을 보지 못해, 임대사업 외에는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입장에서 공기업이 잘 해보겠다고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공기업 간 협업을 통해 지역민원을 해결하고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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