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이 사상 최저치인 ㎏당 10.78달러로 내려앉았다. 국내 최대, 세계 2위 폴리실리콘 기업 OCI는 생산원가가 낮은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 군산공장 생산규모를 조절했다.

OCI 말레이시아 사업장. [자료:OCI]
OCI 말레이시아 사업장. [자료:OCI]

16일 태양광정보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9월 2주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은 ㎏당 10.78달러로 전 주보다 0.38(3.41%)달러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8월 1주 기록했던 최저가격 10.91달러보다 더 내려간 수치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초 ㎏당 17.83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림세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태양광발전 보조금 삭감, 신규 프로젝트 중단 등을 발표하면서 급락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17주간 하락을 지속해 8월 1주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11달러대를 회복했으나 한 달도 못가 다시 최저가격을 경신했다.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업체 OCI는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는 13~14달러로 알려졌다. 거래가격이 11달러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OCI는 4분기 예정됐던 정기보수를 3분기로 앞당겨 실시하는 등 생산량 조절로 대응했다. 최근 저가 행진이 계속되자 생산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한 운영효율화 전략도 취했다.

생산원가가 낮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국내 군산공장에서는 생산량을 조절한다. 장기공급계약 제품은 차질 없이 생산·공급하고 재고는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OCI는 최근 공정개선(리뱀핑)을 통해 말레이시아공장(P2) 생산능력을 1만7000톤으로 3200톤 늘렸다. OCI는 내년 1분기까지 말레이시아 생산능력을 2만7000톤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가동 준비 중인 1공장(P1) 정비와 공정개선을 병행해 당초 생산능력인 6000톤보다 4000톤 늘려 단번에 1만톤을 더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반도체용 제품이나 단결정 웨이퍼용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을 늘리는 등 시장 다변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OCI는 지금은 힘들더라도 최악의 상황만 넘기면 '승자독식'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대했다. 이우현 OCI 사장은 최근 “시장의 쇼크가 있을 때마다 경쟁력 가진 회사가 살아남고, 살아남은 회사가 커지는 시장에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면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원가절감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시장이 지금은 공급과잉·수요부족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태양광보급 확대에 따른 수요확대 전망이 우세하고, 반도체 시장처럼 위기만 넘기면 향후 승자독식 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OCI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계획. [단위:톤] [자료:OCI]
OCI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계획. [단위:톤] [자료:OCI]

강 연구원은 “폴리실리콘이 수출산업임을 감안해 정부가 전기요금 인하 같은 국내 산업보호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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