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DB>
<전자신문DB>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늘면서 우리나라 전력피크 시간대가 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 낮 태양광 발전량이 늘면서 부하감축 효과에 의해 기존 오후 3시에서 태양광이 줄어드는 5시로 옮겨갔다. 전력업계는 태양광 보급으로 전력피크 시간이 늦은 오후로 바뀌는 '덕(DUCK) 커브' 초기 현상으로 진단했다. 전력당국은 오후 피크시간 이동 원인을 파악하고 관련 수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력거래소는 11일 신재생 전원 확대에 따라 한국전력과 전력판매계약(PPA)을 체결한 태양광 설비에 계량시스템을 구축, 거래소와 연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계량시스템이 구축되면 약 346만㎾에 달하는 한전 PPA 태양광 설비 발전량과 계통부하 감축 기여도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가 PPA 태양광 발전량 계량에 나선 것은 최근 3년 간 연중 전력피크가 17시 전후로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2016년에는 8월 12일 17시(8518만㎾), 2017년에는 7월 21일 17시(8459만㎾)에 각각 전력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7월 24일 기록했던 9248만㎾ 전력피크도 17시에 발생했다.

전력업계는 전력피크 시간이 이동한 가장 큰 이유로 태양광 확대를 꼽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태양광은 전력시장에 참여한 약 219만㎾, 한전 PPA 약 346만㎾, 상계거래 설비 약 90만㎾(에너지공단 추정)를 합쳐 655만㎾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전력시장 219만㎾는 발전량으로 포함되지만 나머지 태양광은 발전량이 아닌 부하감축으로 적용된다.

전력거래소는 태양광 발전량이 부하감축으로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 15시 전력피크가 더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력피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냉방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이 15시이기 때문이다.

오전 전력사용량이 늘어나다 점심 시간 잠시 줄고, 오후 5시 피크에 도달하는 수요곡선을 두고 한국형 덕 커브 초기 형태라는 진단도 나온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름철 전력수요 곡선은 완벽하진 않지만 덕 커브 초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선 한전 PPA 태양광 등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설비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시장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덕 커브…

신재생 보급률이 높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력시장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수급곡선 형태가 오리와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오를 기점으로 태양광 발전 증가에 따라 수급곡선이 급락한 후 초저녁 다시 상승곡선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연도별 전력피크 발생 실적>

<(단위 : 만kW, %)>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